종합상황실서 현지기상등 정보 파악
파견 인력 표시… 캠핑 여부 알려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활동도 관찰
‘남극→북극’ 미래 개척 무게추 이동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극지연구소는 남·북극 과학기지 운영과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연구기관이다. 1987년 한국해양연구소의 극지연구실에서 출발한 극지연구소는 2004년 부설 연구기관으로 독립, 이제 명실상부 세계 수준의 극지연구 중심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2006년 인천 송도 갯벌타운 이전으로 인천시대의 문을 연 극지연구소는 2013년 송도 5공구 신청사 시대를 맞아 한 단계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인천 송도 극지연구소를 가다
16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극지연구소. 송도 신청사 1단계 사업을 마치고 2단계 공사가 한창이었다. 극지연구소가 하는 업무는 ▲지구의 기후변화 연구 ▲지구 탄생의 역사 연구 ▲극지 생물 연구 ▲미래에너지 자원 연구 등 크게 4가지.
이 연구활동을 위해 남극 2개, 북극 1개의 과학기지가 나가 있고, 남·북극 해역에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첨병으로 나가 있다.
청사 2층에 위치한 극지종합 상황실에서 남북극 과학기지를 엿볼 수 있었다. 8개의 대형 스크린은 남·북극 과학기지를 비추는 화면과 현지 기상 등 정보를 알려주는 화면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각 기지별로 파견 인력이 표시됐고, 각 연구인력이 연구기지에 있는지, 캠핑을 하는지, 타 기지를 방문했는지가 각각 표시된다.
종합상황실을 찾은 시각은 오전 11시.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를 비추는 모니터는 오후 3시를 표시하고 있었다. 기온은 4.4℃로 유난히 추웠던 이날 인천 날씨보다 오히려 높았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남반구에 있는 남극은 우리나라와 반대로 여름이라 그나마 영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극의 여름에는 1년 내내 기지에 파견된 연구원 외에도 하계 연구원이 추가로 파견된다”고 설명했다.
장보고기지에는 총 44명의 연구원이 있다. 이 가운데 하계 연구원이 14명으로 이들은 짧으면 2주 길게는 2달 일정으로 과학기지를 방문한다. 이날 장보고 과학기지에는 4명의 연구원이 입남극했고, 2명의 연구원이 출남극했다. 뉴질랜드를 거쳐 가야 하는 고된 일정이다.
같은 시각 남극 세종과학기지는 전날(15일) 밤 11시였다. 기온은 영하 1.3℃로 장보고 기지 보다는 다소 낮았다. 특이한 점은 밤 11시인데도 하늘이 깜깜하지 않고 대낮처럼 밝았다는 것이다. 자전축에 위치한 남극은 위도에 따라 낮과 밤이 24시간 지속 되기도 한다.
남위 62。 13′에 위치한 세종기지는 12월 무렵 낮이 가장 긴 기간이다. 해가 가장 긴 12월 21일은 일몰 시간이 밤 11시고 해는 새벽 3시에 뜬다. 반면, 6월 21일에는 밤이 제일 길어 해가 오전 9시에 뜨고 오후 2시 반경에 진다. 세종기지에는 23명의 월동대·지원인력과 11명의 하계연구원이 잠을 자고 있었다.
현지시각 오전 3시인 북극 다산과학기지는 스크린을 통해 외부 전경을 볼 수 없었다. 기온은 영하 11.5℃로 3개의 과학기지 중에 가장 낮았다.
북극 다산과학기지는 독립 기지가 아닌 노르웨이 니알슨 과학기지촌 공용시설을 사용하고 있은데, 상주 인력 없이 연구원이 원하는 기간만 체류한다. 이날 다산기지에는 우리나라 연구원 인력은 한 명도 없었다.
가장 왼쪽에 위치한 스크린에서 쇄빙연구선 ‘아라온 호’를 볼 수 있었다. 이날 현재 아라온호는 남극 장보고 기지 주변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었다. 최다 승선인원 85명인 아라온호에는 승조원, 연구원 등 46명이 탑승하고 있다.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극지연구소의 시선은 남극에서 점차 북극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 ‘2015년 북극정책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북극항로 운항 지원에 대한 세부 시행방안을 내놓았다. 북극 연안 국가와의 공동연구 수행 및 북극 연구거점 구축 등 북극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최선봉에 극지연구소가 나선다.
북극해 미발견 자원의 추정 매장량은 원유 900억 배럴, 천연가스 1천670조 큐빅피트, 천연액화가스 440억 배럴이다. 이는 지구 전체 매장량의 각각 13%, 30%, 2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원유와 자원을 쟁탈하려는 ‘콜드 러시’가 예고되고 있다.
북극해는 미국,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연안 5개국과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비연안국 3개국 등 8개 나라의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가 있다. 또 우리나라를 비롯한 12개의 옵서버(observer·참관국)가 있다.
이사회 국가 중 하나인 아이슬란드의 올라푸르 라그나르 그림손 대통령은 지난달 송도 극지연구소를 찾아 양국 협력을 합의하는 등 앞으로 북극 항로 개척의 전망은 밝다.
북극의 적극적인 개척을 위해 선행돼야 할 부분은 바로 제2쇄빙선의 건조다. 현재 아라온 호는 1년 중 311일을 바다에 떠 있을 정도로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제2쇄빙선은 1만2천t급 규모로 사업비 2천85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