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 도움받아 공장 2층에 자료 전시
“소성주는 인천에만 있는 술로 남길 것”
“인천 막걸리의 역사는 ‘소성주’ 임직원들이 먼저 알아야죠.”
인천의 대표 막걸리인 소성주를 만드는 인천 탁주공장에 인천 막걸리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인천 탁주 역사관’이 생겼다.
정규성(58) 인천탁주 대표는 “회사를 꾸려가기 급급하다 보니 나조차 인천 막걸리의 역사도 제대로 모르고 오랜 시간을 보내왔다”며 “나를 포함해 모든 직원이 막걸리의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야 겠다 싶어서 인천 탁주 역사관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그는 “아직 자료들이 보잘 것 없어 일반인에게 공개하기에는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차근차근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 많은 사람이 다녀갈 수 있는 막걸리 박물관을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공장 본관 2층 창고 쪽에 설치된 역사관에는 근현대시기 인천에 있었던 10여 곳의 양조장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와 막걸리 관련 논문, 옛 신문기사 자료, 1979년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막걸리를 담았던 용기 등이 전시돼 있다. 공장 출하서류에 사용했던 손때 묻은 도장들과 각종 인허가 서류 등도 만날 수 있다.
쌀이 발효되면서 막걸리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나오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이 공간을 만드는 데 예술인복지재단이 연결해 준 예술가들이 6개월간 큰 힘을 보탰다고 한다.
정 대표는 “인천 시민들께 인천의 막걸리를 사랑해 달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공부할 필요가 있었다”며 “앞으로 막걸리가 다른 외국 술에 밀리지 않고 많은 인천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술로 오래도록 생명력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막걸리 고급화 전략을 통해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거나 서울·경기 등 다른 지역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정 사장은 “전국에 다 똑같은 막걸리만 있으면 재미없는 세상이다. 소성주는 오직 인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술로 영원히 남고 싶다”며 “다른 지역에서는 또 다른 막걸리가 사랑을 받고 있으니 소성주는 인천시민의 사랑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