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편입 20주년 강화·옹진 가치 ‘재조명’
생소한 고려왕족 무덤·풍어제·굿 등 발굴
섬마다 독특한 문화·역사적 다양성 소개
앞으로도 인천이 오롯이 품어야할 보물들

2015년 한해 취재팀은 수십 번씩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를 건넜고, 연안부두를 출발하는 여객선 한 쪽에서 쪽잠을 자며 지긋지긋한 배 멀미와 싸워야 했다.
강화도와 옹진군의 수 많은 섬들. 시커먼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어 보겠다는 취재팀의 생각이 독자들에게 오롯이 전달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뭍 사람들이 모르는 섬 이야기를 잘 전달하려 무던히 노력했다.
지난 1월 취재팀은 경인일보 1996년 9월 4일자에 나온 기사를 인용해 기획의 첫 걸음을 뗐다.
‘인천 밖의 인천’, 강화군과 옹진군이 1995년 3월 1일 경기도에서 인천의 품으로 들어왔지만 역사·문화·경제·사회 모든 면에서 소외된 채 인천으로부터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취재팀이 지난 1년 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 한 강화, 옹진군의 가치는 이들 섬을 ‘재생(再生)’ 시키는 것이었다.
‘죽게 됐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단어의 뜻처럼 역사 속에 잠들어 있거나 박물관 한 편에 박제돼 있던 강화·옹진군의 가치를 깨워 인천 시민들에게 보여 주려고 노력했다.
표지판도 없는 강화도의 산 골짜기 여기 저기를 헤매며 이름도 생소한 고려 왕족의 무덤을 찾아야 했고, 강화도 주민 그 누구도 들춰내기 싫어하는 섬 사람들의 한국전쟁 학살 이야기를 밖으로 끄집어 냈다
파시(波市)의 흔적을 찾아 연평도에 들어갔던 취재팀은 마을 텃밭에서 간통(파시 때 조기를 소금에 절이던 통)을 발견해 학계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지금은 사라진 조선시대 말목장 이야기와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섬 지역의 각종 설화들, 우리나라 해군사관학교의 시초로 불리는 강화 총제영학당에 관한 내용 들도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이와 함께 섬마다 가진 독특한 문화·역사적 바탕 아래 전해 내려오는 각종 풍어제와 굿 등 섬을 품은 도시만이 가질 수 있는 문화적 다양성도 다뤘다.
강화·옹진 사람들이 품고 있는 숨은 이야기들을 찾아내고 이 고장이 담고 있는 유형, 무형의 가치를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가슴 속으로 느끼려 했다.
섬 사람들에겐 뭍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 모를 한(恨)이 있다. 덕적도가 고향인 이세기 시인은 ‘섬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가마우지와 갈매기만 오롯이 사는 곳이 아니다’라고 그들의 한을 응축해 표현하기도 했다.
무관심의 영역으로 방치돼 왔던 섬, 뭍 사람들의 욕망으로 개발 위기에 몰리기도 하고, 심지어 핵폐기장(굴업도)대상지로 선정돼 섬 전체를 빼앗길뻔한 아픔도 그들에겐 있다.
취재팀의 여정이 마무리 돼 가던 지난달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들려왔다.
김 전 대통령은 바로 1995년 경기도 소속이었던 강화도와 옹진군을 인천으로 편입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대통령 재임 시절 인천의 외연을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인천 지역 사회에서 쏟아져 나왔다.
대통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가 인천의 품에 안겨준 100개에 달하는 옹진군의 많은 섬들과 강화도는 여전히 우리가 다듬고 오롯이 인천의 품으로 안고 가야 할 보석으로 남아 있다.
/글 =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