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예술성·과학성 ‘조선 건축의 백미’
일제강점기·한국전쟁 거치며 성곽 훼손
철거 위기 ‘시민 운동’으로 지켜내 복원
K-pop·음악회·모델쇼등 1년내내 축제
10월 서울~수원 정조대왕 능행차 ‘절정’
# 수원화성과 수원천이 미래 관광산업 자산
수원은 지난 1796년 정조가 화성을 축성하며 만들어진 계획도시다. 수원 화성은 수도 한양의 남부를 방어하기 위해 세운 성곽인데 조선시대 건축물 중 최고의 규모다.
단순히 덩치만 크지 않다. 예술성, 과학성도 갖추고 있다. 건축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이유다. 암울한 일제강점기와 민족의 비극인 한국전쟁을 거치며 훼손됐던 성곽은 지난 1980년 대부분 복원됐다.
일제강점기때 병원과 경찰서, 학교 등으로 쓰이던 화성행궁은 한 때 경기도립병원이 신축될 뻔했다. 당시 시민들로 구성된 복원추진위원회가 이런 계획을 막아냈다. 이후 원형 복원 쪽으로 정책방향이 수정돼 지금의 모습을 지켜내기에 이른다.
남수문은 대홍수로 유실됐지만 지난 2012년 수원천 위 원래 모습대로 복원했다. 화성의 종각인 종로사거리 여민각, 화성을 지켜주는 신을 모신 팔달산 기슭 성신사 등 역시 옛 모습을 찾았다.
지난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수원천 복원운동이 본격화됐다. 이후 매교~지동교간 길이 780m의 복개구간을 걷어내(2012년) 자연형 하천으로 돌아왔다. 수원천은 수원화성의 중심을 흐르는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 화성행궁, 수원천 복원 시민운동 역사
한 때 주차난을 해소한다는 이유로 수원천 복개사업이 거물 정치인의 공약사업으로 추진된 바 있다. 시민들의 바람과는 동떨어진 탁상 공약은 반대여론에 부딪혔고,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됐다. 이같은 스토리는 수원시만이 갖고 있는 소중한 시민운동 성공 사례다.
수원화성과 행궁, 수원천의 복원을 외치고 추진한 수원지역사회의 오피니언 리더와 시민들은 수원화성에 담겨있는 절절한 역사와 맑은 물 수원천의 생태환경이 미래 수원시를 먹여 살릴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견했다.
이밖에 광교산 등산로와 수변 산책로, 호수공원, 화장실을 주제로 한 해우재 테마공원, 한국 최초 근대여성화가인 나혜석 거리, 지동벽화마을, 공방거리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자원이다.
# 1년 내내 풍성한 잔칫상, 잔치는 시작됐다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10월)는 서울 창덕궁에서 시작해 화성행궁까지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 대표 전통문화축제로 자리 잡은 수원화성문화제 속 핵심행사인 능행차는 53년 역사상 처음으로 서울시와 경기도, 수원시가 공동 기획했다.
서울시 구간에서는 창덕궁에서 출궁한 능행차 행렬이 광화문, 숭례문을 거쳐 노량진 배다리(총 길이 8.3㎞)까지 정조의 화성 행차를 재현한다.
이튿날 행렬은 시흥행궁과 안양 만안교, 수원 지지대, 그리고 화성행궁까지 이어진다. 조선시대 왕의 최대 행차인 정조의 원행 8일을 원형에 가깝게 재구성하는 것이다. 능행차에는 말 130필, 행렬 930명이 출연할 예정이다.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전 세계에 알리는 개막주간 행사가 1월에 막을 올린다.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4월 행궁광장에서 열리고, 아시아 톱 모델들이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아름다움을 겨루는 ‘2016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in 수원’이 5월에 준비됐다.
6월에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POP 슈퍼콘서트’, 8월 행궁광장에서 창작오페라 ‘시집가는 날’이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 체류관광 숙제 야간관광으로 푼다
방문의 해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체류다. 인근 서울시에 치여 그동안 수원 관광은 통과, 일명 패스 관광이라는 인식을 받고 있었다. 화성 주요 시설물과 성벽의 야간조명, 광교호수공원의 경관조명 등으로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 잡겠다는 계획이다.
수원화성의 경우 4대문을 비롯해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팔달산 화성장대, 성벽 등에 야간조명이 설치돼 왔다. 고건축물과 빛의 조화가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볼거리라는 게 수원시의 설명이다. 광교호수공원은 호수 둘레 전체가 경관조명으로 이뤄져 있다.
야간 화성 투어 프로그램인 ‘달빛동행’의 경우 예약이 밀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는데 체류형 관광의 성공 가능성을 엿봤다.
수원시는 수원화성의 야간조명과 광교호수공원의 경관조명을 공연과 결합하고 매향교 통닭거리, 지동시장, 공방거리 등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1박2일 이상 머무르는 체류관광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대현·김민욱기자 km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