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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도읍 ‘애향단아저씨’ 전민호 대장은 자신이 선도한 실제 청소년의 사례로 학교폭력 예방 연극을 추진 중이다. 남양주/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친목단체에서 시작 봉사 로 영역넓혀
부적응학생 모아 ‘애향단’ 출범 주도
문제청소년 선도 ‘구심점 역할’ 톡톡


“어? 애향단 아저씨다!”

남양주경찰서 화도지구대와 주민들이 합동 방범활동을 펼쳤던 지난 9월, EBC 헌병봉사대 전민호(55) 대장이 지나갈 때 학생들이 보인 반응이다.

남양주시 화도읍 일대 청소년들은 그를 ‘애향단 아저씨’ 또는 ‘헌병아저씨’로 부르며 따른다. 3개월 만에 다시 만난 전 대장은 여전히 친근한 골목대장 이미지로 내고장지킴이 임무에 여념이 없었다.

1985년 육군 28사단 헌병으로 전역한 전 대장은 기존 EBC 헌병전우회가 친목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에 아쉬움을 느껴 2005년 EBC 헌병봉사대를 결성했다. 어렵게 익힌 주특기를 썩혀서는 안 된다며 당시 40여명이 뜻을 모았고, 멀리 제주도까지 오가며 전국에서 봉사에 헌신했다.

이들의 장점인 교통정리와 야간순찰은 물론, 벽화 그리기 사업 등이 주민들의 환대를 받았다. 이후 10년 동안 회원은 120여명으로 불어났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봉사단체 형성과정이다. 전 대장의 얼굴을 빛나게 하는 비결은 따로 있다. 그는 80년대 학생들의 환경정화활동이던 애향단을 조직해 청소년 선도의 중요한 구심점으로 활용했다. 지난해 여름 “화도읍사무소 주변에서 청소년들이 술·담배, 가무를 무분별하게 즐긴다”는 민원이 빗발쳤던 것이 계기가 됐다.

새로운 봉사아이템으로 주민 안심귀가서비스를 생각했다가 더 능동적인 봉사로 선회해 올해 5월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데리고 ‘화도청소년애향단’ 1기를 출범시켰다.

놀기에도 바쁜 아이들이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었다. 전 대장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찾아다니며 대화를 시도했다.

“무턱대고 같이 동네 청소하자면 누가 좋다고 하겠어요. (웃음) 우선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파악했습니다. 눈높이가 어느 정도 맞춰졌다 싶은 순간 손을 내밀었지요. 더는 무의미한 시간 보내지 말고 아저씨 한번 따라와 볼래? 너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대하는 어른들의 인식을 바꿔 보자.”

그러면서 전 대장은 아이들이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하도록 악기와 운동 등 평소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어른들과 연계해 줬다. 단체복 차림으로 매월 첫째 일요일에 쓰레기봉투를 휘날리며 나타나는 화도애향단은 학생회장 등 모범생들도 자발적으로 합류하는 등 지역의 자랑거리가 됐다.

애향단원의 실제 선도사례로 학교폭력 예방 연극을 계획하고 있다는 전 대장은 “아이들과 얘기해보면 하나같이 다 순수하다. 문제아로 낙인 찍힌 아이도 이 사회와 어른들이 이끌어 주느냐에 인생이 갈린다는 데에 책임이 무겁다”며 입술을 악물었다.

남양주/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