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신춘문예 서른번째 주인공은 ‘폭발’의 김환, ‘대봉’의 김이솝이다.
올해 도착한 작품들은 어느 때보다도 심사위원을 괴롭혔다. 소설 부문은 응모작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한 편의 당선작을 선정하기 까지 오랜 고민이 이어졌다. 예심을 맡은 서진연, 진연주 작가는 “저마다의 개성과 장점을 가진 작품이 많았지만 조금씩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평했다.
시 부문은 기성시인들의 응모작이 여러 편 있었다. 권성훈 시인은 “신인들을 위한 몇 안되는 자리이니만큼 이들의 작품을 가려내며 예심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소설 당선자 김환(39)은 생업을 접고 지난 6년 동안 소설 쓰기에 매진했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철학을 공부하던 그는 학업을 중도에 그만두었다.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인문학 전반에 대한 실망감이었다.
‘한국문학에서는 예술을 볼 수 없다’는 자각에서 출발한 그의 소설적 자의식은 단호하다.
그는 “한국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매몰돼 있다. 연예프로그램과 같은 소설도 나름의 역할을 하지만 그런 것만 대접받아서는 안된다. 우리에게는 카프카나 도스토옙스키가 없다. 지향할 수 있는 소설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한 “상상력은 삶으로 증명할 때 윤리가 생긴다. 상상력의 힘으로 트렌드를 넘어서서 내 안의 생각들을 써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 당선자 김이솝(52)은 50여년 품고 있던 꿈을 이루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쓴 ‘아우’라는 시가 학교 신문에 실린 이후 그는 시인이 되리라는 꿈을 놓은 적이 없다. 어린시절 ‘시를 써서는 세상을 살 수 없다’는 어머니의 만류로 국어국문학과 진학을 포기할 때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시를 곁에 두었다.
당선작 ‘대봉’은 그가 지난해 가을 지리산에서 본 드넓은 대봉밭에서 탄생했다. 대봉을 사러 갔다가 노파와 아주머니에게 들은 빨치산과 남부군 이야기가 그에게는 시로 남았다.
그는 “지나치게 서정적이거나 난해한 시보다는 울림을 주고 정서를 환기시키는 시를 쓰려고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가 대중에게 멀어지고, 시는 시를 사는 사람들만의 세계로 갇히는 것이다. 감정, 감동을 환유시켜서 인간성을 회복시키는 시를 쓰겠다”고 말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2016 경인일보 신춘문예] 2016 경인 신춘문예 총평
상상력과 감동은 인간성 회복의 힘
입력 2015-12-31 19:10
수정 2015-12-3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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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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