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1교
송도 1~5교로 숫자 배열의 일관성도 없이 정해진 송도국제도시 진입로 다리 명칭이 지역 특성에 맞게 새롭게 붙여진다. 사진은 캠퍼스타운교로 변경될 송도 1교 모습. 드론촬영/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다리 명칭 시민 공모… 연수구에 제안
국내외명문대 밀집 1교 '캠퍼스타운교'
2교-'컨벤시아교'·3교-'아트센터교'
바이오산업단지 잇는 4교는 '바이오교'
인천 신항 연결하는 5교 '하버교' 명명
市, 심의·의결 거쳐 올해 상반기 고시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연결되는 5개 다리 이름 변경안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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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는 최근 지명위원회를 열어 송도 1~5교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송도국제도시 5개 교량의 명칭 제정안을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연수구 지명위원회가 결정한 교량 명칭은 앞서 인천경제청이 교량 명칭 공모를 통해 대상작으로 선정한 뒤 연수구에 제안한 다리 이름과 같다.

인천경제청은 송도교량명칭 시민 공모를 진행해 ▲송도 1교-캠퍼스타운교 ▲송도 2교-컨벤시아교 ▲송도 3교-아트센터교 ▲송도 4교-바이오교 ▲송도 5교-하버교를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대상작은 공무원, 전문교수 등으로 별도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2차에 걸친 심사, 시민 여론조사 등을 반영해 결정됐다.

송도 1교에 캠퍼스타운교라는 이름이 대상작으로 선정된 이유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 캠퍼스타운역이 다리 인근에 있고, 연세대학교, 인천글로벌캠퍼스 등 대학이 밀집된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해당 명칭 제안자는 "국내외 명문대학을 유치하는 송도 교육의 미래를 상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송도 2교에 컨벤시아교란 이름이 제안된 것은 교량 부근에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다리로 진입하면 MICE 산업 핵심시설인 송도컨벤시아로 이어진다. 2교와 연결되는 도로명이 '컨벤시아대로'라는 점도 참작했다.

송도 3교는 인천아트센터가 교량과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아트센터교라는 명칭이 선정됐다. 제안자는 "문화가 공존하는 예술적인 도시이미지를 부각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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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4교(바이오교) 전경. /인천경제청 제공

송도 4교는 송도 내 바이오산업 집적단지와 연결되는 교량이라는 점 때문에 바이오교라는 이름이 결정됐다.

4교를 따라 송도로 진입하면 2018년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생산 전문기업(CMO)으로 도약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와 공장을 만나게 된다.

또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있다.

송도 5교는 세계적 항만으로 성장할 인천 신항과 연결되는 다리라는 의미에서 하버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인천 연수구 관계자는 "경제청에서 시민 공모 등 여러 절차를 통해 대상작으로 선정한 교량 명칭을 연수구에서도 그대로 결정했다"며 "위원회에서 큰 이견은 없었다"고 했다.

이들 다리 명칭은 인천시와 국가 지명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올해 상반기 고시될 전망이다.

인천경제청 등 관련 기관에서는 송도 교량 명칭이 변경되면 지역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1~5교로 숫자 배열의 일관성도 없이 정해진 다리 이름에 따라 사람들이 겪는 혼선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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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송도 진입 교량은 동쪽부터 송도5교, 송도4교, 송도1교, 송도2교, 송도3교로 이름 지어졌다. 준공 순서대로 번호가 이름에 붙여져, 다리 이름에 들어가는 숫자 배열의 일관성도 없다.

하지만 이번에 정해진 이름이 모두 영문인 데다 지역의 역사나 정체성 등이 담겨 있지 않다는 점에서 추후 진행될 인천시 지명위원회 등에서 이와 관련한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실제 지난 2012년에도 인천경제청은 송도 1교 캠퍼스교, 송도 2교 컨벤션교, 송도3교 아암교라는 이름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으나 연수구 지명위원회가 '지역의 역사를 무시했다'며 이의를 제기한 사례가 있다.

당시 지명위원회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매립해서 만들어진 송도에는 해당 지역에 살던 주민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며 "국제도시라고 외래어로 이름을 짓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지역의 역사를 담은 이름으로 지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다른 인사는 "이름에는 역사가 들어가야 한다. 국제도시라면 오히려 고유 명칭을 사용해 외부에 인천의 정체성을 알리는 게 맞다"며 "인천국제공항의 이름을 지을 때 세종공항 등의 후보가 나왔는데 이것은 지역을 상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