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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동 자동차문화거리를 조성하고 있는 김영호씨가 한 수입차 브랜드를 가리키며 유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고양/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판매업체 등 입점 노력 14개 브랜드 모여
20곳 목표 관련업체 시너지 '명소화' 기대
1종주거→준주거지 지구단위 변경 추진도


고양시 풍동에서 14년째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김영호(54)씨는 자동차 전문가나 애호가도 아니면서 대부분 시간을 차량관련 업종 사람들과 보낸다.

80년대 중반 사립명문대 지질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국내 굴지 영어교육회사에서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다가 전공을 조금이라도 활용해 보고 싶다는 마음에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대학에서 부동산학을 공부했다. 당시 '동네 복덕방' 정도로 여겨지던 부동산 업무를 학문적으로 접근해 보겠다는 호기심이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공인중개사 영업에 한창이던 2010년 어느 날, 김 씨의 눈에 사무실 주변 3개 포인트가 예사롭지 않게 들어온다. 고양시 차량등록사업소와 운전면허학원, 국산자동차 판매장이었다.

자동차가 많이 오갈 수밖에 없는 여건임을 포착한 그는 개발이 미진해 낙후한 일대를 자동차문화거리로 조성해 보겠다는 다소 무모한 구상을 하게 된다. 자동차판매장과 부수 업체를 최대한 입점시켜 명소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었다.

"근처에 제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금전적인 목적은 없었습니다. 단지 '내가 이제 공인중개사로 길어야 3~4년 더 일할 수 있을 텐데 이 직업을 갖고 있을 때 작품 하나 만들어 보자'는 바람이었죠."

처음에는 분당의 수입차 거리 정도를 생각했다. 수입차 매장을 유치하기 위해 서울 본사들을 끊임없이 접촉했으나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이후 하나둘 김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지금까지 현대·볼보·마세로티 등 국내외 14개 자동차 브랜드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모였다. 각각의 매장이 고유의 매력을 발휘하도록 그가 건축에도 관여했다.

김씨는 이 거리에 20개 이상의 브랜드를 유치할 것이라고 했다. 집약된 자동차판매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이렇게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가 바로 옆 건물에 붙어있으면 소비자들이 몇 걸음 옮기지 않고도 수입차와 국산차를 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미관을 위해 전신주를 정리하고 자동차 조형물을 설치해 달라고 시청에 계속해서 건의 중입니다."

특히 김씨는 자동차관련 시설 활성화를 위해 자동차거리 조성지일대 제1종 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지구단위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자동차문화거리가 실현되면 튜닝·선팅·내비게이션·세차 등 업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고, 지척의 음식거리인 '풍동 애니골'과 동반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수증대와 고용창출 효과는 기본이다.

은퇴 후 재능기부 활동으로 여생을 보낼 것이라는 김씨는 "조만간 자동차문화거리 입점 업체들의 업주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지역 소외 이웃에게 선행도 하는 등 자동차문화거리가 체계적으로 자리 잡는 것까지는 직접 확인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고양/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