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입속으로 먼저 왔나
추위도 한 풀 꺾인 요즘, 곧 봄이 올 것만 같은 느낌에 설렘이 앞선다. 남들보다 한 발 먼저 봄을 느끼고 싶다면 자연식 맛집으로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성남 분당 맛집 '봄봄'에 가자.
강원도식 식단으로 음식에 건강을 담는 '봄봄'은 한적한 주택가에 있지만 식사 때면 2개 층이 모두 손님들로 가득 차 문전성시를 이루는 맛집 중에 맛집이다. 특히 손맛이라면 각자 한 손맛한다는 주부들에게 인정받는 곳이다.
주인 손금순 씨는 "건강한 한 끼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마음으로 음식점을 시작한 만큼 '환자에게도 추천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한 식단'을 만들기로 했다"며 "조미료와 간을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느 건강식처럼 맛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봄봄의 주인장은 매실액 등으로 맛을 내고 식재료가 가진 맛과 향을 최대로 살려 자극적인 음식때문에 잃어버렸던 입맛을 되찾게 해준다.
우선 요즘 봄봄에서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얼큰두부조림'은 먼저 고소한 향으로 입맛을 돋운다. 원래 두부에는 향이 없지만 봄봄의 두부전골은 은은하게 퍼지는 고소한 향으로 한 번, 두툼한 두부와 새송이 버섯에서 나오는 식감으로 두 번 손님을 사로잡는다.
또 매콤한 육수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지나가는 겨울의 운치를 다시 느끼는 데 부족함이 없다.
이어 정선에서 직송하는 곤드레로 지은 곤드레돌솥밥은 수수하지만 곤드레가 다 같은 곤드레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굴돌솥밥 역시 손 사장이 추천하는 메뉴다. 굴은 통영에서 경매를 거치자마자 봄봄으로 배송된 뒤 손 사장의 손을 거쳐 식도락의 사랑을 받는 굴밥이 된다.
이밖에도 생산지에서 직접 거래를 해 신선함이 살아 있는 게와 갑오징어는 각각 게장과 갑오징어불고기가 된다. 자극적인 음식으로 손꼽히지만 봄봄에서는 강한 간으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식재료 본연의 식감과 향미를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손 씨는 "들기름과 같은 기본재료뿐 아니라 대부분의 식재료를 직접 공수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다"며 "정성이 통했는지 이제는 건강을 생각하는 중장년의 고객뿐 아니라 채식주의자, 한국인의 입맛을 느껴보고자 하는 외국인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자랑했다.
얼큰두부조림 1만2천원(1인·2인 이상 주문), 갑오징어 불고기 1만3천원(1인·2인 이상 주문), 곤드레돌솥밥 1만원, 굴돌솥밥 1만2천원, 막게장 1만원, 산골밥상 한상차림 1만5천원.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8201. (031)719-6688/8855.
성남/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