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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맹활약 중인 유승완(30)기수가 데뷔 9년 만에 감격스런 200승을 달성했다. 이번 성과는 오는 3월 1일에 열리는 결혼식을 10일여 앞둔 상황에서 거둔 결실이라 감회가 더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유승완 기수는 지난 20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 1천m 6등급 경주에 '피코타임'과 함께 출전해 올해 다승 경쟁 중인 문세영 기수를 앞지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미승리마 및 3세마로 제한된 경주조건, '피코타임'의 출전경험이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우승을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승완 기수는 출발대 문이 열리자마자 무서운 기세로 선두를 차지했다. 2위 경주마와의 차이도 1마신 이상. 이후 단 한번의 추월도 허용하지 않으며, 1천m 내내 선두를 지키다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유 기수는 경기가 끝난 후 "200승을 달성해 마음이 홀가분하다"며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는 게 신념인데, 이런 꾸준함 덕분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통산 200승 달성 소감을 밝혔다.

감격스런 200승을 달성하기까지 무려 9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애초 유승완 기수는 '경마황제' 문세영 기수에 견줄 만큼 촉망받던 슈퍼루키였다. 데뷔 다음해 30승 돌파, 데뷔 20개월 만에 정식기수 입성 등 문 기수가 세운 놀라운 기록들을 연이어 달성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수습기수로 처음 데뷔 시 4kg의 감량혜택을 받게 되는데, 경주에서 10승을 기록할 때마다 1kg씩 혜택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통산 40승을 달성할 경우 감량혜택이 없어지게 되며, 이때부터는 정식기수로서 어떠한 보호막도 없이 선배 기수들과 치열한 승부를 겨뤄야만 한다.

이 같은 놀라운 능력 덕분에 유승완 기수는 '기수 해외진출 사업' 대상자에 선발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연수와 연이은 군복무 등으로 공백기가 길었던 탓인지 2012년 8월, 다시 복귀한 유승완 기수는 이전과 같은 화려한 실력을 뽐내진 못했다. 복귀 다음해인 2013년에 29승을 거두며 30승을 목전에 두긴 했지만, 데뷔 초 슈퍼루키로 불렸던 것을 떠올려볼 때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인 것은 분명했다.

2014년 3월, 100승을 달성한 후 유승완 기수는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경주에 임할 생각"이라며 새로이 마음을 다잡았다. 덕분에 그해에 47승을 거두고, 지난 2015년에는 50승에 하나 모자란 49승을 기록할 수 있었다. 올해 역시 경마가 시작된 지 채 2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10승을 기록, 렛츠런파크 서울 기수 중 다승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저력을 뽐내고 있다.

데뷔 후 100승을 달성하기까지는 장장 7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200승을 달성하는데 결린 시간은 채 2년이 안 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여자친구와의 교제시기와도 일치한다.

이와 관련 유승완 기수는 "며칠 후면 2년 동안 사귀던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린다"며 "슬럼프를 무사히 넘기고, 지난 2년 동안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200승이란 과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여자친구가 언제나 곁에서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라고 쑥스러운 표정으로 미래의 부인을 향해 감사말을 전했다.

2월 현재 렛츠런파크 서울 다승 1위 기수는 문세영 기수다. 18승을 기록 중이기에 유승완 기수의 10승과 비교 시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2월이라는 점을 감안 시, 유승완 기수가 올해 어떤 좋은 모습과 소식들로 다시 한 번 경마팬들을 열광시킬 수 있을지 그의 행보에 많은 귀추가 주목된다.

과천/이석철기자 lsc@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