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24기-5
수원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정조시대 군관들이 익히던 무예24기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수원시 제공

4500명 군대 직접 지휘… 백성들도 참여

정조대왕하면 떠오르는 그림은 단연 1795년 을묘년에 그려진 '화성행행도(華城行幸圖)'와 '반차도(班次圖)'이다. 이 그림들은 정조대왕의 화성능행차를 그린 것이다. '화성행행도'는 국립고궁박물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고, '반차도'는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그려진 것으로 수원 화성행궁 건물 담장 그림이다.

서울 청계천의 벽면에 부조로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이들 그림 속에 정조대왕의 가마와 어좌 표시는 있지만 정조대왕의 모습은 없다. 군주의 모습은 허락된 초상 외에는 그릴 수 없기에 어좌 표시만 하고 사람을 그리지 않았다. 때문에 임금 자리엔 보이지 않는 임금이 계신 것. 정조대왕은 재위기간 동안 수원에 13차례나 행차했다.

그 중 1795년 나들이가 가장 큰 규모였고, 현륭원 참배와 어머니의 회갑연 행사를 위해 1천799명의 수행원들이 함께 했다. 거둥길에 동원된 실제 인원은 총 6천여 명으로 이중 4천 500여명이 5군영 군사로 장용영 군사들이 3천여 명에 달했다.

수원 화성 행차는 많은 의미가 있는데, 정조대왕은 윤 2월 12일 행차 넷째 날 새벽에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사도세자가 묻혀 있는 현륭원을 참배했다. 그리고 화성행궁으로 돌아와 화성을 방어하는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의 군사훈련(城操)은 주간(晝操)과 야간(夜操)에 두차례 시행했다.

정조대왕은 화성행궁에서 직접 말을 타고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에 올라가 군사훈련을 지휘했다. 그날 밤 화성 안에 있는 전 백성들이 횃불을 들고 나와 군사훈련에 참여해 천지를 진동시켰다. 정조대왕은 화성에 1793년(정조17년) 친위부대인 장용영 외영을 설치해 5천 명의 병마를 주둔시켰다.

이후 장락위(長樂衛) 아래 다섯 부대로 동쪽은 창룡위(蒼龍衛), 서쪽은 화서위(華西衛), 남쪽은 팔달위(八達衛), 북쪽은 장안위(長安衛), 중앙은 신풍위(新豊衛)가 맡게 했다. 정조대왕은 장용영 군대를 중심으로 한 군사훈련을 통해 그 동안의 위업을 드러내며, 국왕의 강한 힘과 국방강화의 의지를 드러내고자 했다.

도움말/수원시 이동근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