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에 헌신할 기회 감사… 개혁신학의 역사적 전통 잘 살려 나갈것
순수신학과 축구부 창단 의미… 올해 U리그 출전해 좋은 선수 발굴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신학 대학인 용인 칼빈대학교에 축구부가 탄생했다. 지난 1월 30일 창단된 칼빈대 축구부는 신학대 안에서도 순수 신학과 학생으로 구성되는 등 새로운 축구 문화를 예고하고 있다.
칼빈대가 축구부를 창단하게 된 배경에는 아프리카 축구 선교사인 임흥세 감독의 힘도 컸지만, 지난달 25일 새로 부임한 최광욱(72) 제5대 총장의 역할도 컸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최광욱 총장을 지난 29일 만나봤다.
최 총장은 취임 소감을 묻자 "저같이 부족한 사람을 60년 역사가 넘는 개혁신학의 요람인 칼빈대 총장으로 임명해주신 이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4년 임기 동안 전임 총장님들이 이뤄놓은 칼빈의 명성을 잘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2년 동안 칼빈대 이사로 활동했지만, 아직 밖에서 학교를 보는 정도여서 학교의 현안과 발전 방향에 대해 파악하기 힘들다"면서 "하지만 평생 사업을 해온 사람으로서 학교를 위해 내가 할 일을 잘 살피고 답을 찾은 뒤 돌아보지 않고 전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총장은 "칼빈대는 여러 가지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학교"라면서 "한국과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 학교 출신자와 목회자, 신학자, 평신도들이 각 지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의 역량을 잘 모으고 나아간다면 더 나은 학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혁 신학의 전통이 무너져 가는 이때 70년을 향해서 가는 칼빈주의를 이어가는 개혁신학의 역사적 전통을 잘 살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칼빈대는 최근 신학대 최초로 축구부를 창단해 올해 U-리그에 출전할 계획이다. 특히 신학대 중에서도 순수 신학과 안에 창설된 축구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과거 순복음 총회신학교가 첫 신학 대학 축구부를 만든 바 있지만, 이번에 첫발을 내디딘 칼빈대 축구부는 신학대 안에서도 순수 신학과 학생으로 이뤄졌다는 점과 앞으로 선교사 전문 축구인을 양성한다는 뜻도 담겨 있어 기존 축구부와는 차별화됐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전임 김재연 총장께서 축구부를 창단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셨다"면서 "다른 스포츠 종목과 달리 축구는 사람들을 결집하고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스포츠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은 것도 바로 축구였다"고 말했다.

이어 최 총장은 "우리 학교가 축구부를 만든 것은 축구 유망주를 발굴해 한국 축구의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장차 이 선수들이 미래에 선교사로 활동해 축구를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파한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추후 해당 학과 이름을 '스포츠 선교학과'로 바꿀 계획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칼빈대 축구부는 이승도 단장을 비롯해 임흥세 총감독, 류봉기 감독, 유병식 코치가 18명의 선수를 지도한다.
최 총장은 "임흥세 감독은 남수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오랜 기간 맡아 '아프리카 축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런 분이 칼빈대 축구부의 총감독을 맡아 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임흥세 총감독과 성남 일화에서 수비수로 명성을 날린 류봉기 감독이 선수들을 잘 지도한다면 좋은 결과를 맺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총장은 "고교 선수들이 대학으로 진학하는 과정에서 많은 청춘이 운동장에 설 기회를 잃는다. 이들에게 더 많은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좋은 선수로 키우고자 한다"며 "앞으로 칼빈대에서도 국가대표를 배출할 수도 있다. 우리 학교가 운동부의 모범 사례로 남는다면 점점 더 많은 신학대에서 운동부를 창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흥세 총감독의 말처럼 '전문적이면서 인성·영성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고 배출해 해외로 보내 어려운 국가의 국민들에게 꿈과 용기를 전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총장은 다른 종목도 육성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축구부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도 육성해 볼 계획도 갖고 있다"면서 "경기도체육회, 용인시체육회 등과 협조해 교내 운동부 창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축구에 대해 그는 "나는 축구뿐만 아니라 야구 등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특히 국가대표 경기 및 월드컵은 밤잠을 설쳐가면서도 시청한다"며 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어 최 총장은 "이전까지 없던 형태의 축구부라는 점에서, 분명 한국 축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 칼빈대 축구부가 잘 운영되면 한국 스포츠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 총장은 서울의 동도교회 은퇴 장로다. 그는 "이사회에서 내가 단독 총장 후보로 거론됐다는 것에 대해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긴장했다. 목사가 아닌 장로가 총장을 맡는 것이 합당한지, 걱정도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하나님과 이사님들이 헌신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교직원들과 협의해 학교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에 그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목회자를 배출하고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대학을 만들며 ▲교회를 섬기고 사명을 다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총장의 자격은 부족하지만, 한평생을 로컬 교회에서 장로로서 교회를 섬겨왔다. 최고의 수장으로서의 자리에 있지만, 섬기는 마음으로 교직원과 함께 학교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칼빈대 최광욱 총장은?
1943년서울 출생
1966년고려대 물리학과 졸업
1966년ROTC 임관
1968년화인양행 입사
1969년세영상사 대표
1986년중앙빌딩 대표
1997년동도교회 장로
2003년세일빌딩 대표
2010년대한예수교 장로회 평양노회 부노회장
2012년대한예수교 장로회 평양노회 교직자회 부회장
2014년학교법인 칼빈대학교 이사
2016년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대학교 명예신학박사
2016년제5대 칼빈대학교 총장
글/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 ·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