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유권자가 본 美 '슈퍼화요일' 승자는?
미국 대선 후보 결정의 최대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 경선이 시작된 1일(현지시간) 테네시 주 브레이너드의 투표소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네 살짜리 아이를 안고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45대 대통령의 민주·공화당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경선 레이스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슈퍼 화요일' 대회전의 아침이 1일(현지시간) 밝았다.

가장 많은 주의 경선이 일제히 치러지는 이날 화요일 대결은 전통적으로 유력한 후보 지명자의 윤곽을 드러내며 경선 판도를 사실상 결정지었던 최대 승부처로 꼽혀왔다.

미 전역 13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 민주당 부재자 등을 상대로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동시에 열리는 이번 '슈퍼 화요일' 대회전도 예외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등 양당 유력 주자들이 예상대로 '슈퍼 화요일'을 싹쓸이하면 오는 제2의 승부처로 꼽히는 오는 15일 '미니 슈퍼화요일'을 넘기지 않고 레이스가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대의원 '매직 넘버' 2천382명 가운데 1천15명(부재자 제외)이, 공화당은 1천237명 가운데 595명(콜로라도·와이오밍 제외)이 확정된다.

'매직 넘버'의 절반이 이날 하루 대결에서 결정 나는 그야말로 최대 승부처이다.

전체 득표율에 비례해 대의원 수를 할당하는 득표율 비례제 방식으로 치러지는 이날 경선은 동부시간 오전 6시∼자정 진행되며, 결과는 가장 많은 대의원 수가 걸린 텍사스 주 등의 투표가 끝나는 오후 8시 이후에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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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후보 결정의 최대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 경선이 시작된 1일(현지시간) 조지아 주 레이크파크의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자신이 입고 있는 성조기가 새겨진 셔츠에

현재 판세는 각각 2연승과 3연승을 질주한 클린턴 전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의 압도적 우세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은 11개 주 가운데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역구인 버몬트 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흑인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각각 대의원이 252명, 116명, 76명이 걸린 남부 '빅 3'인 텍사스와 조지아, 테네시 3개 주에서 거의 더블 스코어 차이로 샌더스 의원을 따돌리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클린턴 전 장관은 서부 네바다와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연승에 이어 11개 주 가운데 흑인·히스패닉 비율이 높은 7개 주가 포함된 '슈퍼 화요일'을 압승함으로써 사실상 이날 경선 승부를 종결짓는다는 게 캠프 내부의 구상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달 29일 매사츄세츠 유세에서 "내일 여러분의 표가 필요하다"며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 투표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버몬트와 콜로라도, 미네소타, 매사추세츠, 오클라호마 등에서 승리를 챙긴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지만, 버몬트를 제외하고는 고전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샌더스 의원의 향배에 대해 "이날 결과에 따라서는 후보 지명길이 봉쇄될 수 있다"며 적어도 5개 주는 승리해야 회생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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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한 고등학교에 차려진 예비선거 투표장에서 유권자들이 줄지어 투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공화당에서 트럼프가 당일 결과가 발표되는 11개 주 가운데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지역구인 텍사스 주 및 이 주와 국경을 면한 아칸소 등 3개 주를 제외하면 모두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CNN/ORC가 29일 발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는 49%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6%에 그친 2위 주자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을 크게 제치고 대세론을 확산시켰다.

다만, 히스패닉 비하 발언 등으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아온 그가 악명 높은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 연루 의혹에 휩싸이면서 자칫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발목이 잡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는 28일 CNN 인터뷰에서 KKK의 전 지도자 데이비드 듀크가 자신을 공개로 지지한 데 대해 입장을 질문받고는 "모르는 사람"이라며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 뒤 경쟁주자 등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루비오 의원은 테네시 유세에서 "트럼프가 후보로 지명되면 언론과 비판자들이 그를 갈기갈기 찢고 결국 클린턴 전 장관이 당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즈 의원도 "트럼프가 지명되면 힐러리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가세했다.

공화당에서는 '슈퍼 화요일'에서 루비오, 크루즈 의원이 선전하거나 이 대회전을 거치며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트럼프에게 승리를 헌납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크루즈 의원이 텍사스 주 승리를 내세워 '마이웨이'하고 주류 후보로 분류되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3월15일 자신의 지역구 승부까지 버티기에 들어갈 경우 단일화는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민주당의 주별 대의원 수는 당 수뇌부인 슈퍼대의원을 포함해 앨라배마 60명, 아칸소 37명, 콜로라도 79명, 조지아 116명, 매사추세츠 116명, 미네소타 93명, 오클라호마 42명, 테네시 76명, 텍사스 252명, 버몬트 26명, 버지니아 110명, 아메리칸 사모아령 10명 등이다.

공화당은 앨라배마 50명, 알래스카 28명, 아칸소 40명, 조지아 76명, 매사추세츠 42명, 미네소타 38명, 오클라호마 43명, 테네시 58명, 텍사스 155명, 버몬트 16명, 버지니아 49명 등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