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서민경제 한축 '시들어가는 화훼산업'
경기침체와 인터넷 덤핑 등으로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문을 닫은 도·소매 화훼판매장들이 을씨년스러운 모습으로 대로변에 늘어서 있다. 의왕/김순기기자 islandkim@kyeongin.com

지역 면적 86% 'GB' 특수성
재배·도·소매농 2백여곳 달해
불황·인터넷 덤핑 '직격탄'
경영난에 줄폐업 잇단 전업
"꽃 축제·공공화훼단지 조성
市 적극적인 대책·지원절실"


의왕지역 서민 경제의 주요 축 중 하나인 화훼산업이 전반적인 경기침체·인터넷 덤핑 등의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문을 닫거나 전업을 고려 중인 화훼업자들은 시가 대책마련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3일 의왕시·화훼농가 등에 따르면 시 면적의 86%가량이 그린벨트라는 특성에 따라 시내에서 영업 중인 화훼재배농가는 80여곳, 도·소매농가(화훼판매장)는 최소 150여곳에 이른다.

하지만 이중 상당수가 이미 문을 닫았거나 재배 종목을 채소로 바꾸거나 아예 다른 직종으로의 전업을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청계동에서 화훼판매장을 운영하는 P씨는 "10년 동안 판매장을 지켜왔는데, 요즘처럼 힘든 적이 없다. 최근 들어 50%가량 수익이 감소해 전업을 고민 중"이라며 "월세내기도 빠듯한 현실을 견디다 못해 폐업한 농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화훼업계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화훼소비 감소, 최소 10만원짜리 화환을 5만9천원 정도에 덤핑하는 기업형 전국 체인점, 임대료 상승 등을 경영난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화훼업계는 이에따라 대규모 화훼단지를 지정하고 꽃 축제를 열어 수익 창출과 도시 이미지 개선을 꾀하고 있는 고양시처럼 시가 적극적으로 '화훼농가 살리기'에 나서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또 다른 화훼업주 K씨는 "지역발전에 기업 유치나 산업단지·택지개발만이 전부는 아니다"며 "도시마다 특색거리가 있듯이 의왕시에 화훼거리를 조성하거나 지역생산 꽃 사주기 운동을 펼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훼업계는 또 '백운지식문화밸리'를 개발하는 백운호수 쪽에 '공공화훼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시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법에 따른 규제문제도 있어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며 "재배농가 외의 판매장에는 시의 여건상 행정지원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왕/김순기기자 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