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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힌 공화국군 단원들 英 교도소내 투쟁
죄수복·샤워 거부이어 '단식' 마지막 저항
마이클 패스벤더 14㎏ 감량 리얼연기 공감


감독 : 스티브 맥퀸
출연 : 마이클 패스벤더, 리암 커닝햄
개봉일 : 3월 17일
드라마 / 청소년 관람불가 / 96분

영국으로부터의 완전 독립을 목표로 하는 아일랜드공화국군 단원들은 신념을 지키기 위해 메이즈 교도소에서 죄수복 착용과 샤워를 거부하며 투쟁을 벌인다. 이들의 핵심인물인 '보비 샌즈' (마이클 패스벤더)는 자신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마가렛 대처 수상에 맞서 마지막 저항을 시작한다.

비주얼 아티스트 출신 스티브 맥퀸 감독의 논란의 데뷔작이자, 마이클 패스벤더의 첫 주연작이다. '보비 샌즈'의 마지막 저항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함께 개인의 몸이 정치적 장이 되어가는 현 시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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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 감독은 극단적인 체중 감량을 요구했고, 마이클 패스벤더는 하루에 600kcal만을 섭취하며 10주 만에 14kg을 감량했다. 감독은 배우의 앙상한 몸을 카메라로 비추는 동안 감상주의를 배제하고 육체적 투쟁에 집중하며 아일랜드 독립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은 신념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진 주인공 보비 샌즈와 그를 설득하려는 '도미니크' 신부의 불꽃 튀는 대담 장면이다. 신념과 폭력, 자살과 타살, 순응과 저항, 생명과 윤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이 장면은 무려 24분간의 원테이크로 촬영되어 16분의 롱테이크로 완성됐다.

도미니크 신부 역을 맡은 리암 커닝햄은 24분간 연속해서 촬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농담이냐고 되물었지만, 감독과 배우들은 이 장면을 성공적으로 완성해내지 않으면 영화 전체가 무너질 거라는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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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끝내 영국의 지배와 독립을 위해 맞서는 아일랜드인들의 굳은 신념이 응축된 명 장면을 완성해냈고, 마이클 패스벤더는 2016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영화 속 보비 샌즈는 "옳다고 믿는 것에 제 목숨을 걸 겁니다.", "내가 실패해도, 다음 세대는 더욱 굳은 결의로 투쟁할 거예요"라는 대사로 굳은 신념을 드러낸다. 영화는 자유가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관객은 영화속으로 속절없이 빨려들어 간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사진/오드(AUD)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