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주류가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을 향해 질주하는 도널드 트럼프를 끌어내리기 위한 '100일 낙마 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완승한 뒤부터 공화당 지도자들 사이에서 트럼프를 좌절시키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며 19일 이같이 보도했다.

공화당 주류는 이제 실수를 하거나, 시간을 끌 여유가 없으며 이런 행동계획이 차질없이 실행돼야만 트럼프를 누를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에 대한 '정치적 게릴라전(戰)'으로 표현되는 이 작전은 트럼프의 대의원 확보를 저지하고, 트럼프에 대항하는 당내 후보를 단일화하며, 이 모두가 안 될 경우 '무소속 후보'를 띄우는 것으로 요약된다.

4월 5일 위스콘신 주(州) 프라이머리부터 가동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우선 공화당 주류는 위스콘신 경선에서 트럼프를 꺾겠다는 전략이다.

공화당 슈퍼 팩인 '성장클럽(Club for Growth)'은 트럼프를 주저앉힐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는 테드 크루즈 후보라는 점을 선전하는데 2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성장클럽'도 크루즈가 대의원 수에서 트럼프를 따라잡을 확률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 계획의 초점은 오히려 트럼프가 7월 전당대회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1천237명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맞춰져 있다.

공화당 주류는 4월 이후의 경선에서는 1위 후보가 일정 득표율을 넘기면 대의원을 차지하는 부분 승자독식제가 적용되는 지역이 많은 만큼 어떻게든 트럼프의 승리를 막겠다는 전략이다.

트럼프의 '고향'인 뉴욕에서 치러지는 4월 19일 프라이머리, 그리고 역시 트럼프의 강세가 예상되는 6월 7일 캘리포니아 프라이머리가 타깃이다.

이들은 경선 과정이 모두 끝나고 7월 전당대회가 열리기까지의 6주 기간에도 지지후보를 표명하지 않은 대의원들이 트럼프 지지로 기울지 않도록 맨투맨 식 설득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공화당 주류의 또 다른 한 축은 '반(反) 트럼프' 진영에서 단일 대오를 형성하는 것이다.

크루즈 상원의원이 18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경선 중단을 공개 압박한 것이나, '트럼프 때리기'에 총대를 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크루즈 지지를 당내에 공개 촉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크루즈와 케이식의 난타전이 가열되고 있어 주류가 바라는 두 후보의 '조화로운 경쟁'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NYT는 지적했다.

주류의 최후의 카드는 자신들이 선호하는 제3의 후보를 무소속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이미 당내에서는 작년 1월 암 치료를 위해 의회를 떠난 톰 코번 전 오클라호마 주 상원의원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코번 전 의원은 "트럼프는 막아야 한다"며 자신은 무소속 후보를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으나, 직접 출마에 대해서는 큰 의욕을 보이진 않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대선후보로 지명된다면, 이미 경선에 출마했다가 중도하차한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를 무소속 후보로 띄우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무소속 후보 자격을 얻으려면 3월부터 전국 50개 주에서 90만 명의 청원을 받는 작업에 돌입해야 하나, 당내에서는 "그 문제는 조정할 여지가 있다"며 무소속 후보의 가능성을 닫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