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공격적으로 격퇴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전 세계가 합심해 테러리즘에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카사 로사다 대통령궁에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 사안 중 IS 격퇴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야만적인 테러리즘이라는 재앙을 제거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은 성전주의자 세력이 궤멸할 때까지 끝까지 추격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안전과 보안을 위협하는 세력을 격퇴할 수 있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똑똑하게 이를 실천할지가 문제"라며 "미국은 브뤼셀 폭탄테러 공격 조사를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말했다.

이어 "미국과 아르헨티나는 벨기에 국민의 비통함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세계가 하나로 뭉쳐 무분별하고 사악한 (테러)행위와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브뤼셀 테러로 지금까지 구사해온 대테러 전략을 변경할 가능성은 작다고 언급했다.

그는 "테러 퇴치 전략은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꾸준히 진화해왔다"면서 "꾸준하면서도 단호하게 전략을 실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구상하는 테러와의 전쟁 전략은 IS 지도부 검거와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IS의 본거지를 위축시키기 위한 공격, 시리아 내전의 정치적 해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벨기에 브뤼셀의 국제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동시다발로 자행된 IS의 폭탄테러로 34명이 숨지고 270명이 다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IS를 격퇴하기 위해 융단폭격을 할 것'이라고 밝힌 공화당 대선 주자들에 대해서도 "비인도적이며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일축하고 "이런 방식은 IS가 조직원을 더 많이 충원할 수 있는 특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도우파 성향의 마크리 행정부가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추진한 각종 개혁 정책을 칭찬하고 2003∼2015년 아르헨티나의 좌파 정권 시절 불편했던 양국 간 관계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마크리 대통령이 아르헨티나를 국제사회 무대로 다시 연결하기 위해 지속 가능하면서도 폭넓은 경제성장을 위해 공약했던 각종 개혁조치를 신속히 추진하는 것을 보고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70년대 중남미의 독재정권과 미국과의 관계가 이 지역에서의 미국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인정하고 "미국이 아르헨티나 군부의 폭정과 인권탄압 등 이른바 '더러운 전쟁'과 관련된 기밀문서를 공개함으로써 아르헨티나와 신뢰를 다시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970~80년대 아르헨티나 군부의 쿠데타 40주기인 24일 추모기념관을 찾아 희생자들 넋을 기릴 예정이다.

미 상공회의소는 제너럴 모터스, 다우 케미컬 등 미 기업들이 향후 12개월부터 18개월 사이에 23억 달러(한화 약 2조6천7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크리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은 통상부터 마약 밀매 퇴치 공조에 이르기까지 양국 간 새롭고 성숙한 관계의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브라질의 정치 위기에 대해서도 그는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비롯해 법과 사회 시스템은 충분히 성숙됐다"면서 "브라질이 번영하고 세계의 주도적인 국가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야권의 탄핵 공세에 시달리고 있으며, 같은 노동자당 소속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도 부패 혐의가 불거지면서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미주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005년 방문한 이후 11년 만에 아르헨티나를 찾았다. 그는 이날 저녁에 국빈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24일 아르헨티나를 떠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