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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적 시각장애를 노래로 극복해 새 삶을 살고 있는 김연희(오하라)씨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며 웃어보이고 있다. /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10여년 전 '망막세포변성증' 시력에 가족까지 잃고 '절망'
나 자신을 사랑하자 결심후 희망 "노래 부를수 있어 기뻐"


"눈은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기쁨과 용기, 희망을 주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평택에 후천적 시각 장애를 딛고 가수로서 제2의 삶을 살며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여성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해 11월 정규앨범을 발매하고 정식 가수로 데뷔한 김연희(46·사진) 씨. 김 씨는 '감사·사랑·행복·겸손·노력하라'라는 의미가 담긴 예명 '오하라'로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가수 생활은 상상도 못했다. 2007년 장애인가요제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그뿐이었다. 하지만 7년 뒤 '전국노래자랑' 오산시편에 참가해 대상을 받으면서 가수의 길이 열렸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저를 눈여겨봤던 작곡가 송광호 선생님의 도움과 남편 이태웅(46) 씨가 북돋아 준 용기가 아니었다면 가수 오하라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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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적 시각장애를 노래로 극복해 새 삶을 살고 있는 김연희(오하라)씨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며 웃어보이고 있다. /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그는 후천적인 시각장애인이다. 10여 년 전에 '망막세포변성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나서 1년도 안 돼 시력을 모두 잃었다. 그때 나이 35세다.

"평범한 주부로 살다 어느 날 갑자기 저를 덮친 불행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어둠 속에서 사는 것 자체가 공포였죠. 자살을 세 번이나 시도했고, 짐이 되기 싫은 마음에 전남편과 이혼도 하고 사춘기인 아이들도 전남편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죠." 그는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 자신을 사랑해본 적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그 후로 며칠을 밤새워 울다 '이제 사는 동안만이라도 나를 사랑하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수원 인계동에 있는 시각장애인재활학교를 다니면서 다른 삶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때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노래를 배우고 부르며 삶의 희망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희망을 찾은 그는 이제 같은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경기시낭송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얼마 전부터 피아노와 춤을 배우는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시력을 잃고 나니 건강했을 때 느끼지 못한 소소한 것들에 감사하게 되고 행복해집니다. 행복 가득한 목소리로 저를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기쁨과 용기,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하라의 행복이 더 멀리 울려 퍼지길 바라본다.

평택/김종호·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