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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정부가 선정한 '차세대 보안 리더 최우수 인재 10'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이충녕군이 노트북을 앞에 두고 자신있는 포즈를 취했다. /김순기기자 islandkim@kyeongin.com

과학·수학특성화고 진학하면서 관심… 'BoB' 거쳐 톱10까지
진로지원금·사후관리 혜택… "후진양성에 한몫 하고파" 포부


의왕 백운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인 이충녕(18)군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뽑은 '차세대 보안 리더 최우수 인재 10명'에 선정됐다. 이 군은 고교생으로는 유일하게 10명에 포함됐다. 백운고는 '명예'를 얻었고 지역사회는 '자부심'을 품었다.

'차세대 보안 리더'는 국가와 사회에 대해 올바른 사명감과 윤리의식을 기본으로 고도의 전문기술과 창의적 문제 해결을 보유한 전문가이며 국제적 감각과 리더십을 겸비한 최고의 보안핵심 인재를 칭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기술원은 지난 2012년부터 이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내 정보보호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들에게 이론 교육을 받고 실무중심 프로젝트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8개월 코스의 'Best of the Best(BoB)'를 운영하고 있다.

이 군은 5.2대 1의 경쟁을 뚫고 이러한 'BoB'에 합격한 뒤 교육생 140명 중 '톱 10명'에 뽑히는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그는 "10명에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처음에는 얼떨떨했지만, 힘들게 고생했던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했다"며 "특히 부모님이 무척 좋아하셔서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방학은 물론 학기 중에도 거의 매일 서울 강남을 오갔고, '톱 10'의 대가로는 1천500만원의 진로지원금과 창업·취업 등의 사후 관리도 받게 됐다.

중학교 때만 해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뒀던 이 군이 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는 '사이버 보안'의 세계에 뛰어든 건 '과학·수학 특성화 학교'인 백운고에 진학하면서부터다. 백운고는 다른 일반계고교에 비해 훨씬 폭넓고 다양한 과학·수학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1학년 때 방과 후 과학주제탐구반에 가입해 매주 수요일마다 4시간씩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보안문제에 관심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이 군은 고1 겨울방학 때 '제2회 정보보안 아이디어 공모전'에 응시했고, 범국민적으로 정보보안 인식을 강화하기 위한 '정보가온 포털 앱' 아이디어를 내놔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BoB'에 도전해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고생 끝에 큰 성취를 이뤄냈다.

이실화 백운고 자연과학교육부장은 이 군에 대해 "남다른 컴퓨터 기술에 창의성과 탐구력은 물론 전교학생회장을 역임할 만큼 리더십도 뛰어나 뭔가 이뤄낼 줄 알았다"고 자랑했다.

이 군의 꿈은 국가보안을 위해 자신의 지식과 재능을 쓰는 것이다. 그는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에 진학해 사이버 보안장교를 거쳐 한국 최고의 보안전문가로 후진 양성에도 한몫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의왕/김순기기자 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