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배운 풀짚공예 '최고령 국대' 선발
佛 생소한재료·체력 저하 악조건속 쾌거
"즐기다보니 꿈 이뤄져… 응원의 힘 컸다"
"꿈과 희망은 도전하는 자에게 가치 있습니다."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공예부문 바구니만들기 직종에 국가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옥녀(59·여) 선수는 장애를 넘어서는 것은 '희망을 품은 도전'이라고 말했다.
지체장애 2급인 김 선수는 4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목발 없이는 걷지 못한다. 당연히 생활반경이 좁고 단조로워 그것 자체가 다시 감옥이 됐지만 김 선수는 '풀짚공예'를 만나 감옥을 탈출한 셈이 됐다.
"5년전 남양주 장애인복지관에 다니면서 처음 풀짚공예를 만나 생활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단순히 취미였지만, 바구니 만들기에 속도가 붙으며 '한번 도전해 볼까'하는 욕심이 생긴거죠."
그렇게 도전한 지난해 8월 국가대표 선발전. '여성 최고령 선수'라는 타이틀이 자연스레 따라다녔다.
"나이가 많아 불편한 건 없었어요. 오히려 6개월간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훈련하는 동안 동생들을 다독이는 힘이 됐던걸요."
김 선수의 긍정 마인드는 대회를 준비하는 데도 빛이 났다. 국가대표 선수들을 이끈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도 김 선수의 수상은 기대하지 않았다. 대회에서 바구니 만들기에 사용하는 재료가 우리나라와 달라 충분히 연습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등나무를 이용해 바구니를 만들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프랑스 산 고리버들 나무를 썼고, 이는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 공단은 프랑스에 있는 지인을 통해 소량 공수하는 정도였다. 재질도 등나무보다 딱딱하고 두꺼워 다루기 훨씬 어려웠다.
게다가 바구니만들기에 출전한 프랑스 대표선수가 각종 국제대회나 여러 대회에서 메달을 수상한 '경력자'였으니 아무도 김 선수의 우승을 기대하지 못했다.
"상대선수도 강했고, 장시간 비행으로 몸도 지쳐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를 응원해 주는 가족과 장애인복지관 관장님을 비롯해 후배들이 지켜보고 있었어요.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죠. 금메달은 그들 덕분입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김 선수는 "장애가 있다고 가만히 있지 말고, 무엇이든 도전하라"며 "결과를 보지말고 도전하는 그 자체를 즐긴다면 어느 순간 꿈이 이뤄진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편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는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려 세계 35개국 510명의 선수가 49개 직종에서 실력을 겨뤘으며 우리나라는 39개 종목에 39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메달 14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