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증기관 중 '우수 유일' SK텔레콤·LG화학 등과 대등 눈길
올 3번째 의뢰 계획… 지난해 3735억 수익 8년만에 첫 조합원 배당
국내 보증기관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그것도 우수 등급을 받은 것은 국내에서 전문건설공제조합이 현재로는 유일하다.
특히 대기업이 아닌 순수 조합이 지난해까지 'A3 등급'을 2년째 유지하고 있는 점이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조합이 공인된 국제신용평가사로 부터 받아든 등급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에서도 SK텔레콤, LG화학 등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 정도만이 유지할 수 있는 정도로 그만큼 재무적으로 안정돼야 가능하다.
같은 평가사인 무디스로부터 신용평가를 받고 있는 롯데쇼핑, KT, 경남은행 등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도 A3보다 낮은 A2 등의 등급을 받고 있는 것이 솔직한 국내의 현실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올해도 무디스에 신용평가를 의뢰할 계획이다. 이달 말 홍콩의 무디스 애널리스트들이 방문해 신용 평가 절차를 거치게 되며 한 달 이상 깐깐한 검증 절차를 거쳐 오는 6월께 이에 따른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 측은 올해로 3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평가와 관련, 충분한 '실적'과 '준비'를 자신하는 만큼, 이번 신용평가에 대해 긍정적 결과를 기다리는 눈치다. 거듭된 평가를 거칠수록 조합의 재정 상태나 신용 등이 더 발전하면서 보다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지난해 3천735억원의 이익을 내 8년 만에 처음으로 조합원 이익 배당을 할 정도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자산 규모(4조6천88억원)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는 상황이다.
#무디스 신용등급 획득 모험, 결과는 성공적
2년 전 전문건설공제조합의 무디스의 신용등급 평가 의뢰는 사실 큰 모험이었다. 국내 신용평가사도 아닌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일 뿐만 아니라 그중 무디스가 가장 깐깐하게 신용등급을 매긴다는 분석 때문이다.
게다가 조합이 신용등급을 받기 위해 무디스에 처음 의뢰했던 지난 2013년은 세계금융위기 이후 장기불황 여파로 조합원인 전문건설업체들이 약 5년간 경영 부진을 겪고 있던 시기로 업계의 암흑기였다.
만약 무디스로부터 낮은 신용평가를 받을 시 조합뿐만 아니라 조합원인 국내 중소건설사의 신용 보증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물론 조합은 국내 건설시장의 침체와 낮은 보증수수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성공적인 투자와 자산 확대로 재무건전성과 투자 상황에 대해 자신감이 커 계획대로 무디스에 신용평가를 의뢰했다.
모험의 결과는 큰 열매로 다가와 결국 전문건설공제조합은 A3라는 높은 등급의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무디스의 신용평가 영향은 중소건설사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열며 업계 발전을 이끄는 또 하나의 촉매제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했다.
이를 통해 조합은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건설시장에 진출하는 중소건설사가 현지 보험사의 보증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업무협약을 현지 보험사 시나르마스와 맺는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합의 국제 신용등급 덕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은 또한 시나르마스로부터 15%의 보증수수료를 할인을 받는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무디스 "전문건설공제조합 무차입 경영 및 자본 건전성 우수"
전문건설공제조합의 현 신용등급은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Insurance Financial Strength) 등급으로 무디스에서 보험업종에 부여하는 신용등급이다. A3 등급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체계상 투자적격 등급 중 중간 수준에 해당하며, 신용위험이 낮아 신용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뜻한다.
무디스는 A3 등급보다 세 단계 아래인 'Baa3'등급 이상을 투자적격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고, 무차입 경영을 바탕으로 확고한 자본 건전성을 보유하고 있어 지난해와 같은 'A3'등급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건설업을 영위하는 중소건설사인 전문건설업체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건설업의 건전한 발전을 목적으로 지난 1988년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해 설립됐다. 4천400여 조합원과 372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해 현재 4만6천여조합원과 4조원의 자본금 규모를 갖추고 있다.
현재 수원지사 포함한 32개의 지점 등을 보유한 국내 유수의 건설전문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총 1천500만건, 210조원에 달하는 건설보증 외에도 자금융자, 공제(보험) 등 다양한 건설금융서비스를 통해 건설업계에 지원하고 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