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대거 이탈에 팀색깔 바뀌어
블라단에 레이어 영입으로 탄탄


박찬하 해설위원
박찬하 해설위원
'1승 3무'. K리그 클래식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수원FC의 초반 성적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1부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누군가는 무승부가 많은 것 아니냐고 물음표를 던질 수도 있겠지만, 4경기에서 보여준 경기 내용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드높인다.

2003년 수원시청 축구단으로 출발한 수원FC는 2016년 프로 축구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했다. 실업 리그인 내셔널 리그의 강자가 프로 전환을 선택한 지 딱 4년 만에 얻은 쾌거다. 이 팀은 오로지 승격을 위한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2012년부터 팀을 이끈 조덕제 감독은 하나씩 체계를 잡아갔고 내용을 갖춰가며 팀을 이끌었다. 수원FC가 관심을 끈 것은 2015년 K리그 챌린지 승격 플레이오프부터다. 닥공(닥치고 공격)을 넘어선 막공(막 공격해)의 위용을 세상에 알린 것이다.

서울 이랜드와 대구 FC를 차례로 꺾은 수원FC는 클래식 무대에서 강등을 피하려던 부산 아이파크와 최후의 일전을 펼쳤다. 그리고 1, 2차전 모두 공격 축구로 승리하며 동화 같은 승격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대중은 11월부터 펼쳐진 수원FC의 경기력에 놀랐다. '수원FC가 수원 삼성하고는 다른 팀이야?' '수원에 축구팀이 몇 개야?'. K리그가 낯설었던 일반인에게까지도 꽤 신선했던 모양이다. 이제 관심은 수원FC가 클래식 무대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느냐였다. 그러나 비시즌을 보내면서 걱정이 늘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좋은 소식보다는 주전급 선수들이 팀을 떠난다는 비관적인 소식이 더 많았다. 공격을 책임지던 스트라이커 자파를 비롯 시시, 권용현, 김종우, 김창훈, 임성택, 김재웅 등이 팀을 떠났다. 팀 근간이 뿌리째 흔들릴 정도의 전력 이탈이었다.

자칫 한 시즌 만에 강등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조 감독은 새 선수들을 하나씩 불러 모아 재정비했다.

유럽 빅리그를 경험한 오군지미, 가빌란, 레이어가 외국인 선수로 낙점됐고 클래식에서 경력을 이어가던 이승현, 유지노, 이광훈, 이재안, 김근환 등도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의 몸 상태와 경력에 대한 의문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절실함이 리그 적응력을 높일 것이라 믿었다.

시즌 전 여론은 수원FC의 강등을 꼽았다. 2014년 상주 상무, 2015년 대전 시티즌 등 1부 리그 승격 후 높은 벽을 실감한 전례를 비춰볼 때 야박한 평가는 아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끈끈함으로 팀 색깔을 바꾼 수원FC의 생존력이 K리그 클래식 무대를 흔들었다.

막공은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탄탄한 수비력이 최대 강점으로 떠올랐다. 2014년에 입단한 외국인 선수 블라단과 새 파트너 레이어가 지키는 수비가 수원FC를 상대하는 팀들의 고민거리가 됐을 정도다. 그렇다고 조 감독이 공격을 버린 것은 아니다.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갑작스레 선수들이 이탈하면서 무게 중심을 잠시 뒤로 옮긴 것 뿐이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선수들이 합류하면 공격이 더해진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물론 활동량이 많은 팀 특성상 적은 선수층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골 결정력이 살아나지 않았을 때 수비만으로 버텨야 하는 위험 부담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수원FC의 시즌 목표가 K리그 클래식 생존이라는 점에서 개막 후 4경기 연속 무패는 자신감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4경기만으로 쉬운 팀이 아니라는 걸 입증한 수원FC. 이들의 K리그 클래식 흔들기는 이제 시작이다.

/박찬하 해설위원


■박찬하 해설위원

△2007년 8월 ~ KBS N 스포츠 축구 해설위원 △2014년 브라질 월드컵 KBS 중계진 △2015년 8월 ~ JTBC 축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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