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스위스 언론에 따르면, '솔라 임펄스 2'는 이날 오전 6시 15분 미국 하와이 주 칼렐루아 공항 활주로를 힘차게 이륙해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남쪽으로 64㎞ 떨어진 마운틴 뷰를 향해 비행을 시작했다. 마운틴 뷰는 실리콘 밸리와도 가깝다.
강풍 탓에 이륙이 약 1시간 15분 지연됐지만, 성공적으로 창공으로 솟구쳤다고 AP 통신과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솔라 임펄스 재단 베르트랑 피카르 회장이 조종을 맡게 될 솔라 임펄스2는 마운틴 뷰에 도착한 다음 미국 중서부 지역에 1∼2차례 착륙을 거쳐 뉴욕으로 향할 계획이라고 스위스 방송 스위스 엥포와 USA투데이가 전했다.
피카르 회장은 "개척 정신의 한복판에 착륙할 것"이라면서 비행 후 미국 정보기술(IT) 첨단 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에 입성하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하와이∼마운틴 뷰 구간 비행은 전체 13개로 나눈 비행 일정 중 9번째에 해당한다.
솔라 임펄스 2는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오로지 태양광으로 동력을 얻어 세계 일주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지난해 3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출발했다.
이후 오만, 미얀마, 중국 등을 거쳤고, 중국 난징에서 하와이 주로 향하던 중 악천후와 기체 날개 손상 탓에 일본으로 긴급 회항해 한 달간 체류했다.
정비 후 일본 나고야를 떠난 솔라 임펄스2는 117시간 51분에 걸쳐 5천79마일(약 8천200km)에 이르는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작년 7월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 외곽 칼렐루아 공항에 착륙, 최장 시간 논스톱 단독비행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배터리 문제에 발목이 잡힌 바람에 이후 9개월간 현지에서 기체를 수리하고 나서 이날 다시 비행을 재개했다.
솔라 임펄스2는 미국 주행을 마치면 대서양을 횡단해 유럽이나 북아프리카에 기착한 다음 처음 출발했던 아부다비로 향한다.
솔라 임펄스 재단은 이번 비행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번 두 번째 태평양 횡단 비행은 4일 밤낮이 걸릴 예정이며, 일본에서 하와이로 왔던 첫 번째 비행처럼 조종사의 육체적 피로와 기술적 장애 등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시아 대륙과 북미 대륙 사이 망망대해인 태평양 상공을 날아가는 태평양 항로 비행은 중간에 기착할 장소가 없다는 점에서 솔라 임펄스 2호의 세계 일주 비행 중 가장 난코스로 평가받는다. 나고야에서 하와이 주로 넘어올 때처럼 하와이 주에서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게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솔라 임펄스 재단은 특히 인구 밀집 지역 위를 비행할 때 조종사는 절대 잠들어서는 안 되며, 바다나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을 비행할 때 한 번에 최대 20분 동안 잠시 자는 형태로 하루에 여러 번 나눠서 잠을 자게 된다고 설명했다.
AP 통신은 솔라 임펄스 2호가 최대 시속 45㎞로 비행하고 태양열이 센 낮엔 시속을 최대 90㎞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탄소 섬유 재질로 만들어진 기체의 무게는 미니밴 또는 중형 트럭과 맞먹는 2천268㎏ 정도다. 1만7천 개의 태양 전지, 충전 시설을 탑재한 날개를 활짝 펴면 보잉 747 기체의 날개보다 더 넓다고 한다. 낮엔 태양열을 이용하고 밤엔 낮에 비축한 태양열 에너지로 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