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글쓰기대회 계양산
문학산 정상 개방을 기념하고, 계양산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문학보조경기장과 계양산 산림욕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가 열렸다. 글쓰기 대회가 열리고 있는 계양산 산림욕장.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계양산산림욕장 4500명 모여
튤립·철쭉가득 장미원 '명소'
문학산자락서 즐거운 공놀이
소풍 겸한 가족 '행복한 미소'


14회째를 맞은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는 문학산 정상 개방을 기념하고, 계양산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문학 보조경기장과 계양산 산림욕장에 각각 행사장을 마련했다. 참가 학생들과 학부모는 지난 23일 문학산과 계양산 '초록 그늘' 아래서 푸른 인천을 원고지에 꾹꾹 눌러 담았다.

■인천의 진산, 계양산의 재발견

올해 처음 계양산 산림욕장에서 진행된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에는 인천 계양구와 서구지역에 사는 4천5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계양산 근처에 살면서도 계양산의 소중함을 잘 몰랐던 인천 서·북부권 시민들은 계양산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참가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형형색색의 튤립과 철쭉, 장미꽃 수천 송이로 가득 찬 '장미원'. 지난 2013년 3천㎡ 규모로 조성된 장미원은 계양산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아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송정현(40·계양구 계산동)씨는 "계양구에 산 지 5년째인데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고 했다.

이어 "산이 높지도 않고, 나무와 꽃이 많아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 좋은 것 같다"며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곳에 이렇게 좋은 녹지 공간이 있다는 것이 정말 큰 행복이다. 앞으로 자녀들과 함께 종종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글쓰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멀리 인천대공원까지 가야 했던 서구·계양구 학생들은 자신의 집과 가까운 곳에 있는 '계양산'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썼다. 학생들은 계양산을 둘러본 후 산의 아름다움을 적어내거나 동생과 함께 보물찾기를 했던 기억, 친구와 술래잡기를 했던 일화 등 계양산의 추억을 원고지에 풀어냈다.

김유림(소양초2) 양은 계양산이 사계절마다 '패션쇼'를 한다고 적었다. 봄에는 예쁜 꽃이, 여름에는 푸른 잎사귀가, 가을에는 울긋불긋 낙엽을, 겨울에는 눈꽃을 담았다고 표현했다. 김양은 "계양산이 좋아서 글을 쓰게 됐다"며 "계양산이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패션쇼를 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인천 글쓰기대회 문학경기장
문학산 정상 개방을 기념하고, 계양산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문학보조경기장과 계양산 산림욕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가 열렸다. 문학 보조경기장 글쓰기 행사장.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시민 품으로 돌아온 문학산 정상

이날 문학 보조경기장 행사장에는 남구 지역 초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2천 여명이 참가해 글쓰기 실력을 뽐냈다. 아이들은 엄마·아빠 손을 잡고 문학산을 오르면서 만난 '봄'을 글로 표현했다.

문학산 정상은 1959년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일반 시민의 접근이 통제됐다. 1977년부터는 한국 공군 방공포대가 주둔하면서 가고 싶어도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땅이 됐다.

이후 문학산 군부대 철수 이후 산 정상부를 인천시민에게 개방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지난해 10월 15일 인천시와 군부대 협의로 문학산 정상이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경인일보와 남구는 문학산 정상 개방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처음 문학 보조경기장에서 대회를 열었다.

문학산 자락 밑에 자리한 행사장에는 글쓰기대회 겸 소풍을 즐기러 온 가족이 많았다. 아이들은 눈앞에 펼쳐진 문학산을 바라보며 가족, 친구들과 푸른 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았다. 어른들도 마치 아이가 된 것처럼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찌감치 글을 쓴 후 가족들과 손을 잡고 처음 마주하는 문학산 정상으로 향하는 아이도 있었고, 이날 오후 5시에 열린 프로야구 SK와이번스 경기를 보러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가는 아이도 있었다.

이날 같은 학교 친구 3명과 글쓰기 대회에 참가한 이유빈(학산초3)양은 "바로 앞에 잔디밭 운동장이 있어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하며 놀았다"며 "운동장 한 구석에 핀 철쭉이 예뻐서 봄꽃에 대한 시를 썼다"고 말했다.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