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2

하도 볶이다 못해
산 마루도 깎였는데,

어찌 들국화는
철 따라 피어나노?

옛 모습
차마 잊지 못해
그 골짝에 피었다네.

-최성연(1914~2000)

인천시민들은 너나없이 2015년 10월의 문학산 정상 개방을 환호하며 반기고 있다. 바로 이때 우리는 아무도 불러내지 않았던 문학산의 시를 한 편 읽을 필요가 있다. 시조시인 최성연이 1965년 사진작가 이종화의 작품집 '문학산' 발간에 맞춰 지은 '들국화 2'. 50년을 들꽃처럼 그렇게 냉대받아 온 시다. 하지만 '볶이다'와 '깎이다'에 주목하는 순간 전혀 다른 시가 되어 우리 가슴을 아리게 한다. 1959년 미군기지 건설을 위해 문학산을 내놓으라는 으름장에 얼마나 많이 시달렸는지를 '볶이다'가, 미군을 앉히기 위해 비류 백제의 전설이 깃든 산 정상부를 무자비하게도 싹둑 잘라버린 사실을 '깎이다'가 고발한다. '들국화 2'는 더 이상 꽃의 노래가 아니다. 탯줄을 빼앗기고 말았던 문학산의, 인천시민의 눈물의 노래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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