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7V1812
"남을 도울 수 있는 현재의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강조하는 김갑수 위원장.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구인구직행사 등 20여년간 출소자 사회정착 노력
자녀들에 매년 장학금도 "사회 따뜻한 시선 중요"


국민인식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한번 옥살이한 사람이 과거의 죄과를 딛고 재생의 길을 걷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여전히 차가운 사회의 시선이 새 인생을 꿈꾸는 출소자들을 또 다른 감옥에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출소자를 다시 범죄의 길로 발 딛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김갑수(54) 법무부 법사랑 의정부지역 보호복지위원협의회 위원장은 출소자에 대한 이 비뚤어진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20여 년을 음지에서 묵묵히 몸 바쳤다. 김 위원장의 소리 없는 헌신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사회봉사에 일찍 눈 떠 이것저것 남 돕는 일에 나서다 '출소자의 사회정착을 돕는 것이 따뜻하고 살만한 사회로 만드는 길'이라 깨달은 게 그의 나이 30대 중반이었다. 그때부터 의지할 데 없는 출소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형·동생, 아들 노릇을 하며 가족처럼 그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많은 사람이 마음은 있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까닭은 먼저 다가갈 수 없는 그들의 처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군가 나서서 적극 도우면 출소자들도 닫고 있던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 벽이 허물어지면서 많은 사람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이 깨달음을 그는 각박한 사회로부터 웅크려 지내는 출소자들에게 입을 옷을 챙겨주고 지낼 곳을 마련해주고 일할 곳을 알선하는 것으로 몸소 보여주고 있다.

출소자 구인·구직행사가 이제는 전국으로 번져 교도소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지만, 김 위원장이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곱지 않은 사회의 시선 때문에 어려움이 무척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많은 보호복지위원과 힘을 합쳐 구인 업체를 유치했고 다행히 업체의 만족도도 높아 의정부지역 출소자 구인·구직행사를 전국 모범사례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의 도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출소자 자녀들이 배움에 있어 소외당하지 않도록 장학사업도 추진, 매년 출소자 자녀들에게 '푸른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출소자들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도 힘을 주는 일"이라며 "그들이 한때의 잘못을 씻고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은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나서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 또한 꼭 필요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