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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에 위치한 따뜻하고 복된 가게 '따복가게' 호매실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사회적기업이 만든 다양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경기도 10곳 생협에 숍인숍
임대료·인건비등 예산 감축
사회적경제 홍보·상생 도모
'좋은품질' 소비자에 합격점
道, 입점매장 확대·지원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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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 따복가게로 오세요'. 사회적경제기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판로'다. 좋은 제품을 정직하게 만들어 소비자와 만나고 싶지만, 거대기업 중심으로 스크럼이 짜여진 유통망에서 사회적 기업이 설 수 있는 자리는 아직 작다.

특히 식품 등 개별 단가가 낮은 제품을 만드는 사회적경제기업의 경우, 제품 판매처 하나하나가 소중하기만 하다. 경기도에는 이같은 사회적경제기업들과 상생할 수 있는 소비의 장(場)이 생겨, 사회적 기업과 소비자들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따복가게'가 바로 주인공이다. 사회적경제기업은 판로확보를, 소비자들은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정책적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따복가게 호매실점3

#힘을 합치니 두배의 효과가 난다. 숍인숍 형태의 '따복가게'

따뜻하고 복된 가게 '따복가게'는 홀로 외로이 서 있는 가게가 아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를 통해 믿고 살 수 있는 제품들만 모였다는 '생활협동조합'과 힘을 합쳤다.

생협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안전한 먹을거리의 공동구입이란 방식을 통해 자연과 생활환경을 되살리고 새로운 생활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비영리조직이다.

도는 지난해 시범적으로 도내 10곳 생협에 숍인숍(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새로운 매장형태) 따복가게를 차렸다.

안성두레 2곳(안성·공도), 주민두레 3곳(서판교·성남시청·수지), 바른두레 5곳(영통·동탄·인덕원·호매실·평촌) 등이 바로 그곳이다. 착한가게는 숍인숍을 통해 임대료·인건비 등 필요 예산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게다가 새로운 소비 형태로 각광받은 생협과 매장을 공유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까지 갖추게 됐다. 특히 생협과의 협업은 사회적경제기업간 상호거래를 활성화하는 효과까지 얻었고, 도민들에게 사회적경제에 대한 홍보 및 제품인지도 향상도 가능하게 했다.

도 관계자는 "일반 고객들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한 실정인 게 사실"이라며 "따복가게는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이해하고 착한 소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을 생협점포에 입점시킴으로써 지역기반 상호협력을 통한 동반 매출성장과 상생을 도모하고, 경쟁력있는 생협입점 제품의 생협연합회 진출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따복가게 호매실점

#사회적 기업, 판매자, 소비자가 모두 행복한 따복

따복가게를 통해 도내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제품의 다양한 판로처를 확보했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생협 점포에 판로처가 없는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을 입점시킴으로써 실제적인 판로를 개척한 것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조성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의 자생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까지 얻었다.

따복가게를 통해 입소문이 나 스타기업이 된 사례도 여럿이다. 사회적기업 짜로사랑의 '짜로두부', 마을기업인 오산 잔다리마을공동체의 '두유', 사회적기업인 쿠키라인의 '순쌀쿠키', 질울고래실영농조합법인의 '유기농쌀', 협동조합 필레오하우스의 '울금환' 등은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불과 4개월 동안 따복가게는 7천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같은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지난해 진행한 송년감사 이벤트에서도 수제 순쌀쿠키와 하루 한줌볶음콩·수면양말·누룽지백미·누룽지흑미 등을 할인판매해 큰 인기를 얻었다. 올해는 지난해 총 매출의 10배 이상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수원 호매실매장의 임정희 점장은"처음에 사회적기업제품에 호기심을 갖던 조합원들이 제품을 실제 구매하면서 해당 기업들에 대한 충성심 높은 소비자가 됐다"며 "제품의 우수성이 결국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따복가게에 입점한 사회적기업들도 안정적 판매처 확보로, 매출 상승 효과를 얻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행복한사과(주) 박원환 대표는 "따복가게 입점으로 생산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납품·판매 할 수 있어, 사회적경제기업의 경영 위기 요인이 해소되고 있다"며 "특히 믿을 수 있는 생협 점포에 입점한 효과를 얻어, 제품의 신뢰도는 물론 홍보 효과도 톡톡히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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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되는 따복가게

도는 올해 생협매장을 대폭 늘리고 입점 상품도 두 배로 확대 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 27일 ▲경기남부두레생협 안산고잔점 ▲행복중심고양파주생협 마두점·덕양점·후곡점 ▲평택두레생협 세교점 등 5개 생활협동조합 매장에 따복가게가 추가로 영업을 시작했다.

도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생협입점 확대를 위해 도내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을 통해 입점 홍보를 강화하고, 검증 과정을 거쳐 추가 입점 업체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시식 행사 및 홍보 사은품 증정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제품 접촉 기회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매월 '따복 하루' 행사 진행 등 마케팅도 힘쓰기로 했다.

이밖에 제품의 생산지 방문과 생협 입점 관계자 간 워크숍을 통해 소통 강화와 활성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류인권 따복공동체지원단장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홍보 및 제품인지도를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생협 연합회 제품으로 선정돼 경기도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제품들이 전국 생협에 납품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경진기자 lk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