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합실
인천역 대합실의 조려운 '벤취'에서
막차를 기다리는 손님은 저마다
해오라비와 같이 깨끗하오.
거리에 돌아가서 또다시 인간의 때가 묻을 때까지
너는 물고기처럼 순결하게 이 밤을 자거라.
-김기림(1908~?)
인천을 이처럼 순수하고도 깨끗하게 표현한 시를 본 적이 있는가. 하루 들렀다 가는 것만으로도 서울의 도심에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주는 순결의 땅으로 인천을 그렸다. 이 시는 1930~40년대 한국 시단을 대표했던 김기림이 1934년 발표했다. 그 옛날 인천역 대합실에서 막차를 기다리는 서울 사람들은 인천에서 육신의 때와 함께 탐욕의 때까지 벗겨냈다. 인천은 지금으로 치면 힐링의 땅이었던 것이다. 인천의 그 무엇이 그리했을까. 오늘날 인천은 과연 80년 전과 같이 아등바등 인간계의 스트레스를 날려줄 그 무엇을 간직하고 있는가.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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