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만 치면 어떡해 글러브를 움직여야지."
수원 kt wiz 조범현 감독이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인터뷰 도중 그라운드로 걸어나갔다.
조 감독은 타격 훈련 중이던 김상현에게 글러브를 가져오라고 지시한 뒤 본인은 펑고 배트와 미트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는 김상현에 직접 나서 펑고 훈련을 시작했다. 김상현의 펑고가 끝나자 조 감독은 오정복을 불러 마찬가지로 펑고 훈련을 시작했다. 각각 50개의 펑고 훈련을 끝낸 뒤 조 감독은 다시 덕 아웃으로 돌아왔다.
기자들이 직접 펑고를 쳐준 이유를 묻자 조 감독은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선수들은 방망이 연습도 중요하지만 하체를 많이 움직여야 한다"며 "과거에 마해영, 이승엽 같이 잘 치던 선수들도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 펑고를 통해 하체를 풀어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t 타자들은 4월 후반부터 타격감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방망이가 맞지 않으니 득점력이 떨어졌고 투수 운영에도 애를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이날 조 감독은 "선수들이 먼저 쳐달라고 하는 적이 없다"며 웃은 뒤 "시범 경기 때는 선수들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직접 펑고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조 감독의 펑고는 선수들의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던 셈이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