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로 강의·헌혈증 수집·복지관 빵 기탁
다양한 모양으로 재능기부·봉사 생활화
SNS 강의도… "할수있는일 했을뿐" 겸손
군포시 산본시가지 3단지 퇴계 1차 상가내 한 빵집.
수수한 모습의 빵집 주인 고재영(47)씨가 19.83㎡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이른 아침 정성스레 만든 빵을 가지런히 진열해 놓았다.
김제에서 실업고등학교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전공을 살려 예식사업부·제과업체 등에서 직장생활을 했었다. 그러다 처형이 있는 산본으로 이사 와 직접 빵집을 운영한 게 벌써 10년이다.
작은 빵집규모에 비해, 고 사장은 하는 일이 많다. 이곳은 중학생들의 진로직업 체험학습 장소다. 요즘은 중학생 2명이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 고 사장에게 빵 만드는 방법을 배우며 체험학습을 한다. 자유학기제 시행 이후 고 사장은 학생들을 위한 진로직업소개 출장강의 요청도 많이 받는다.
빵집은 헌혈증이 모이는 허브이기도 하다. 고 사장은 평소 SNS를 즐기는데, 온라인으로 인연을 맺은 임실의 한 지인의 자녀가 백혈병을 앓고 있어 그를 돕기 위해 헌혈증 수집을 시작했다.
고 사장은 헌혈증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만든 빵을 감사의 뜻으로 제공하는 등 고객들의 동참을 독려하면서 직장생활 때보다 헌혈증 기부가 늘어났다. 이렇게 10년간 모은 헌혈증이 1천500여장. 헌혈증은 어려운 처지에 놓은 100여명에게 돌아갔고, 누군가는 그로 인해 생명을 건졌을 것이다.
고 사장의 빵집은 미리내 가게다.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뜻있는 사람들이 미리 돈을 내주면 다음에 누군가 사정이 있는 사람이 부담없이 무료로 빵을 먹을 수 있다. 강릉·정읍에서 고 사장과 SNS를 하는 독지가에서부터 산본 이웃 주민들의 크고 작은 사랑이 이곳 고 사장의 빵집에 모여 전해지고 있다.
고 사장은 지역 내 소상공인들과 상인회 사무실에서 정기적으로 SNS 교육을 하며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소통을 통해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등도 강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내 가야·매화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의 어르신과 아이들에게도 많은 양의 빵을 간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직업 강의와 SNS교육, 헌혈증과 빵 기부 등 고 사장은 끊임없이 이웃들과 소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고 사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만 한다'며 겸손해 한다. 그는 "지금까지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도와준 이웃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규모 프랜차이즈 빵집이 주위 1㎞이내에 6~7개가 있어 공세가 만만치 않지만, 고사장은 오늘도 부인과 함께 '맛빵'을 만들며 또 다른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군포/윤덕흥기자 ydh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