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물울타리를 둘렀다
울타리가 가장 낮다
울타리가 모두 길이다
-함민복(1962~)
우리는 내 것과 네 것을 경계 짓는 담벼락을 높게만 쌓으려 한다. 그 높디높은 담에 가시철조망까지 얹고서도 안절부절못한다. 감시 카메라마저 설치한다. 결국 자기가 울타리 안에 갇히고 만다. 섬은 그런 우리와는 반대로 한다. 자기보다도 더 낮은 바다로 울타리를 둘렀다. 누구나 어디로든 오갈 수 있는 툭 터진 공간인 바다를 담으로 삼는다. 섬은 더 이상 바다에 갇힌 게 아니다. 생각을 바꾸니, 섬에서 배울 게 참 많기도 하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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