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홈에서 열린 첫 지역더비
산토스·염기훈, 잇달아 골문 열어
후반 거센반격 뿌리치고 2-1 제압
양팀 서포터스간 응원대결도 화끈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 삼성이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역사적인 '수원 더비'에서 먼저 웃었다.
수원FC가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에서 클래식으로 승격함에 따라 이뤄진 K리그 최초 지역 더비 경기에서 수원 삼성은 산토스와 염기훈의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승점 3을 얻은 수원 삼성은 승점 12(2승 6무 2패)로 7위에 올라섰고, 반면 수원FC는 승점 8(1승 5무 4패)로 10위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는 승패를 떠나 K리그의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더비에 축구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경기장에는 공식 집계로 1만1천866명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 7일 수원FC는 제주와의 홈경기 때 3천799명의 관중 수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수치다.
그동안 국내 프로축구는 한 지역에서 두 번의 시합이 치러진 경우는 있었지만, 같은 연고지에서 뛰고 있는 두 팀이 한 리그, 한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 팀은 이날 모두 구상할 수 있는 최상의 라인업으로 맞섰다. 특히 조덕제 감독은 선발라인업에 23세 이하 선수를 넣지 않았다. 수원FC는 23세 이하 선수를 선발 명단에 넣지 않을 경우 교체 선수 인원을 1명 줄여야 하는 페널티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전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보인 것이다.
또 수원 삼성은 김건희, 염기훈, 산토스, 권창훈 등 주전 멤버들을 모두 공격진에 포진시키며 수원FC에 맞섰다.
하지만 긴장한 탓인지 수원FC는 전반 잦은 실수를 보였고 움직임도 좋지 않았다. 결국 선제골은 수원 삼성에 돌아갔다. 전반 26분 김건희가 왼쪽에서 낮게 올린 크로스를 산토스가 오른발로 차 넣으며 1-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에는 전열을 정비한 수원FC가 후반 26분 김병오가 상대 수비를 따돌린 뒤 왼발 슛으로 수원 삼성 골망을 가르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수원 삼성은 후반 38분 염기훈의 왼발 프리킥 골로 수원FC의 추격을 뿌리쳤다.
이날 두 팀 응원단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수원 삼성은 3천여명의 서포터스들이 원정석을 가득 채웠다. 수원 삼성 서포터스들은 홈 경기를 치르는 듯 경기 내내 수원 삼성의 응원가를 부르며 수원 삼성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에 질세라 수원FC 서포터스도 가변석에서 홈 팀을 응원했다. 경기장에는 수원 삼성의 응원소리와 수원FC의 응원소리가 번갈아 가며 들렸다. 수원FC 김병오는 "상대 관중의 올해 수원FC가 홈경기를 치르면서 원정석이 꽉찬 적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어서 기뻤다"고 전했다.
수원 더비의 두 번째 경기는 7월 10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