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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한 다발

부내초6-4 송지은
송지은 (부내초 6년)
겨우내 흙 속에 꼭꼭 숨어있던 귀여운 새싹들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 때 쯤이면, 아빠께서 꼭 버릇처럼 하시는 일이 있다. 바로 봄 한 다발을 사들고 오시는 일이다. 노오란 프리지어 한 다발을 꽃병에 꽂아두면 봄 향기가 온 집안에 퍼지고 겨울은 싹 사라진다. 꽃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이 봄볕에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봄꽃은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

엄마께서는 이 말을 반복하시며 제비꽃처럼 작지만 환한 미소를 지으신다. 무뚝뚝하신 아빠가 봄 한 다발을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멋지게 건네주면 좋으련만

"자! 여깄다."

하고 툭 던지신다.

"좀 로맨틱하게는 줄 수 없어?"

라고 삐죽대시지만 엄마의 목소리는 애교 섞인 코맹맹이에 이내 얼굴에는 수줍은 웃음꽃이 피어있다. 아빠께서 사오신 프리지어는 향기도, 그 모습도 정말 예쁘다. 프리지어 덕분에 우리 집에도 봄이 찾아왔다. 그리고 엄마의 잔소리도 잠시 줄었다. 아빠의 프리지어는 매년 봄을 전한다. 그리고 잠시 동안 우리 집에 평화도 찾아온다.

"아빠, 다음 해에도 꼭 봄을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