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한 다발
"봄꽃은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
엄마께서는 이 말을 반복하시며 제비꽃처럼 작지만 환한 미소를 지으신다. 무뚝뚝하신 아빠가 봄 한 다발을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멋지게 건네주면 좋으련만
"자! 여깄다."
하고 툭 던지신다.
"좀 로맨틱하게는 줄 수 없어?"
라고 삐죽대시지만 엄마의 목소리는 애교 섞인 코맹맹이에 이내 얼굴에는 수줍은 웃음꽃이 피어있다. 아빠께서 사오신 프리지어는 향기도, 그 모습도 정말 예쁘다. 프리지어 덕분에 우리 집에도 봄이 찾아왔다. 그리고 엄마의 잔소리도 잠시 줄었다. 아빠의 프리지어는 매년 봄을 전한다. 그리고 잠시 동안 우리 집에 평화도 찾아온다.
"아빠, 다음 해에도 꼭 봄을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