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유산을 찾아서_오은명상쇠 (2)
과천무동답교놀이의 한장면. /경기문화재단 제공

정조대왕 능행길 환송 효행찬양
다리밟기 결합 과천 대표놀이로
'정식 지정문화재' 인정 큰 공헌
지역문화 복원 개발·보급 '앞장'


과천 지방에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정조가 억울하게 죽은 사도세자의 무덤인 현륭원으로 행차할 때, 과천의 부락민들이 나이 어린 소년을 뽑아 여장을 시켜 남자의 어깨 위에 태우고서 춤과 재주를 부리는 놀이, 즉 무동(舞童)놀이를 펼쳐 그의 효행을 찬양하고 능행길을 환송했다고 한다.

이런 무동놀이에 다리밟기인 답교(踏橋)놀이가 결합한 민속놀이가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4호 과천무동답교놀이다.

과천의 무동답교놀이는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명맥이 끊어졌는데 1981년 민속학자 심우성과 고(古) 이윤영(1907~1989), 그리고 지역민들의 노력으로 전체적인 시나리오가 복원됐다.

1982년 제23회 전국민속예술공연대회에 경기도 대표로 출연하여 문예진흥원장상을 수상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과천을 대표하는 민속놀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후 복원된 원형에 무동춤과 농악이 보강되고, 과천의 또 다른 민속놀이인 지신밟기, 당나무고사, 선소리놀이, 우물고사, 마당놀이 등이 더해져 다채로운 내용으로 조금씩 바뀌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과천무동답교놀이는 2005년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4호로 조건부 지정되었는데, 경기도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고 2008년 정식 지정문화재로 인정받는 데에 공헌을 한 인물은 상쇠 보유자 오은명이다.

그녀는 1988년 전주대사습 무용부문 장원을 수상한 무용가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및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이다. 현재 한뫼국악예술단 단장과 과천문화예술교육센터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전문국악인 오은명이 가세하여 과천무동답교놀이는 내용이 풍부해지고 구성도 다양해졌으며, 문화재 지정에 있어서도 조건부라는 딱지를 뗄 수 있었다. 그리고 2010년 그녀가 놀이패의 지휘자격인 상쇠 보유자가 되면서, 보존회의 위상이 높아지게 되었다.

한편, 그녀의 책임 아래 회원에 대한 교육과 기능 전수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보존회가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도 마련되었다.

아울러 그녀는 과천무동답교놀이를 모본으로 삼아 '답교놀이 쇠춤'을 우리나라 최초로 연출함으로써 무동답교놀이의 외연을 넓히고 현양하는 데에 한몫을 했다.

또한 2006년부터 2008년에 걸쳐 가무악극 '추사, 붓 천 자루 벼루 열개'를 연출하였으며, 최근에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인생과 예술을 홀로그램을 통해 영상과 춤, 소리로 재조명한 '추사 디지로그'를 맡아 전통예술이 새롭게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실험하였다.

아울러 과천의 나무꾼놀이를 발굴하여 원형복원과 전파에 노력하고 있으며, 과천의 민속놀이를 근간으로 한 전통민속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한뫼국악예술단을 이끌고 거의 매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자선공연을 펼쳐 문화소외계층을 위문하는 일도 어김없이 하고 있다.

지역문화가 발전하려면 전문적 지식과 식견을 갖춘 지역 인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지역문화는 지역고유의 소재를 선택하여 창작예술과 접목시켜야만 현대적으로 계승될 수 있고,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체득하여 진정한 가치를 누리는 지역민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만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상쇠 보유자 오은명을 중심으로 과천시민이 뭉쳐 보존·유지·발전하고 있는 과천무동답교놀이보존회는 지역예술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타라 할 수 있다.

과천무동답교놀이는 과천이라는 땅에 어렵게 뿌리를 내리고 힘든 여건 속에서도 민속예술의 꽃을 피웠다.

이 꽃이 좋은 토양 속에서 만개하여 지방문화예술의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 참고로 과천무동답교놀이의 공연모습은 과천시 인터넷방송(문화관광예술, 과천축제)에서 2014년에 실황 촬영한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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