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의 해양도시인 인천에 해양을 주제로 한 박물관의 건립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바다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중FTA·크루즈관광객 증가 '인천항 세계적 물류·해양관광 거점' 발전 전망
섬관광 활성화 해수부서 적극지원… 동력 부족 덕적도 마리나 사업은 '아쉬움'
'내항 1·8부두 재개발' 워터프론트 접근보다 인천 아우르는 도시디자인 세워야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인천항이 세계적인 물류·해양관광 거점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중국과 인접해 있고 수도권을 배후에 두고 있어 그 위상과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3년 공직에 입문한 뒤 30여 년을 해운항만청 시절부터 해양수산부까지 부처의 주요 요직을 모두 거친 자타가 공인하는 '해양 전문가'인 김 장관을 24일 오전 세종시 집무실에서 만났다.

5월 31일 바다의 날을 1주일 앞두고 인터뷰에 응한 김 장관은 "수도권의 해양도시인 인천에 해양을 주제로 한 박물관의 건립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바다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항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인천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1988년도 서울올림픽이 개최될 때 인천항 영접본부장을 맡았다. 그때 당시 소련 선박인 '미하엘 솔로호프'호가 인천항에 입항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인천항은 내항 중심이었으나 이후 남항, 북항, 최근에 개장한 인천 신항까지 많은 발전을 이뤘다. 인천항은 중국과 인접해 있고 서울 등 수도권의 거대 경제권을 배후에 두고 있어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항만이다. 특히 한-중 FTA 체결, 전자상거래시장 확대, 중국 크루즈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 등에 따라 인천항의 위상과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와의 항로도 확대되고 있는 등 아시아역내 물류 허브로의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인천항은 이러한 여건에 맞추어 항로 증심준설, 크루즈부두 확충 등을 통해 세계적인 물류·해양관광 거점 항만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섬 프로젝트' 등 인천시의 섬관광 활성화 노력은 해양수산부의 해양관광과도 맥이 닿아 있다고 생각된다. 인천의 해양관광과 관련해 부족한 점과 필요한 것이 있다면.

"수도권의 섬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은 해양수산부가 지향하는 해양레저관광 활성화와 직결되는 것이다. 수도권에 위치한 인천은 168개의 수려한 도서를 보유하고 있어, 크루즈·마리나 등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을 제공한다면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해양관광 활성화는 해양영토 차원에서도 중요하며, 해수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덕적도를 거점 마리나항만으로 추진하다가 동력이 떨어진 상태다. 다른 지역에서 활발하게 마리나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인천시나 옹진군에서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마리나와 크루즈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가 되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에 대한 의견은.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은 인천시·인천항만공사와 함께 사업성 제고방안을 마련하고 현재 사업대상자를 재공고 중인 상태다. 이 사업은 워터프론트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박물관이나 기념관 등을 건립해 (해양과 관련한)'의미'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 수도권에 해양박물관이 건립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울진에 국립해양과학교육관이 생기고 있고, 청주에도 해양과학관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인 인천에도 반드시 해양박물관이 건립돼야 한다. 아까운 부두에 주차장이나 (일반 상업) 건물을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50년 100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주인의식을 갖고 (내항 재개발뿐 아니라) 인천 전체를 아우르는 도시 디자인을 세워야 한다. 알프스의 주택이 아름다운 이유는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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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위기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는지.

"전 세계적으로 해운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선사 간 인수·합병,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재편 등 해운시장 재편이 급속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Ocean 얼라이언스와 THE 얼라이언스가 결성되는 등 기존 4대 얼라이언스 체제가 3대 얼라이언스 체제(기존 2M 포함)로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적선사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모두 경영정상화를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진해운은 'THE 얼라이언스'에 편입되었으나, 현대상선은 이번 얼라이언스 재편에서 배제된 상황이다. 다만 현대상선도 금년 9월까지 재편입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여,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신규 얼라이언스에 편입될 수 있도록 정부와 채권단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해운위기로 인해 부산항은 환적화물의 비중이 많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인천항에 대한 영향은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범 중화권'인 오션 얼라이언스로 인해 (중국과 가까운)인천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에서 해양부문이 발전하기 위한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의 역할은.

"청소년이 우리의 미래이듯 바다가 우리 삶의 미래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함께 해양관련 장기적인 비전과 철학을 세워야 한다. 각 기관이 함께하면 분쟁과 갈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바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토대로 인천시의 모든 정책이 해양과의 연계 속에서 이뤄지고, 승화돼야 인천이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인천의 송도가 아름답게 발전하고 있는데, 인천시가 완전히 탈바꿈하려면 해양 친화적인 도시정책이 어우러질 때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바다의 날을 기념해 열리는 '바다그리기 대회'가 올해 19회를 맞는다. 6만여 명의 참여 학생과 학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번 바다그리기 대회를 통해 청소년들이 그려낼 바다의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 참으로 기대된다.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소년이 바다의 중요성과 해양사상을 상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올해 바다의 날은 '바다를 품다, 미래를 담다!'를 주제로 전남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전국 주요 해안도시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직접 바다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해양문화 행사가 열릴 계획이니 많은 참여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경인일보에도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국가의 해양수산 정책을 지역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바라봤으면 한다. 인천이나 부산의 언론이 해양수산 관련 기업·단체에 영향을 미친다. 조화와 균형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정부의 정책을) 이끌어 주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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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1982년 경북대 행정학과 졸업
1984년 행정고시 합격(27회)
1988년 동해지방해운항만청 해무과장
2001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국 해양개발과장
2008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국장
2013년 대통령실 해양수산비서관
2014년 해양수산부 차관
2015년 제17대 해양수산부 장관 취임

대담/장철순 인천본사 편집국장 · 정리/정운기자 jw33@kyeongin.com ·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