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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왼쪽)과 비센테 델보스케 스페인 축구대표팀 감독이 평가전을 하루 앞둔 1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팀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두 감독은 1977년부터 1984년까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명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함께 뛰었다. /연합뉴스
유럽원정에 나선 슈틸리케호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상위랭킹 국가들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느냐 여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축구 국가대표팀은 19승3무3패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보다 상위랭킹 국가들에 대해선 1승1무2패로 부진했다.

특히 대표팀은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인 2014년 10월의 파라과이 친선경기에서 2-0으로 이긴 뒤 19개월간 상위랭킹 국가를 상대로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3위였던 한국은 3계단 위로 60위인 파라과이를 꺾으면서 갓 출범한 슈틸리케호의 순항을 예고했다.

그러나 한국은 나흘 뒤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선 1-3으로 완패했다. 당시 코스타리카는 랭킹 15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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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이 스페인과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둔 1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성용은
이날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는 선발 11명 중 9명이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 멤버로 채워진 최정예였다. 한국은 코스타리카의 강한 압박에 막혀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대표팀이 이후 만난 상위랭킹 국가는 아시아 최강인 이란이었다.

평가전이 열린 2014년 11월 당시 한국의 랭킹은 66위였고, 이란은 51위였다.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의 결과는 0-1 패배였다.

이란의 결승골이 골키퍼 차징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패배라는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이후 한국은 아시아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자신감을 회복했지만 상위랭킹 국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진 못했다.

2015년 8월 동아시안컵에서 만난 일본의 FIFA 랭킹은 50위로 한국(52위)보다 2계단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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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원정 첫 상대인 스페인과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실전 연습을 하기에 앞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랭킹과는 별개로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이 우세했고, 동아시안컵의 우승컵도 한국의 차지였지만 일본과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페널티킥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곧 동점골을 허용한 한국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일본의 두터운 수비를 깨뜨리지 못했다.

대표팀이 유럽원정에서 만날 상대는 스페인(랭킹 6위)과 체코(랭킹 29위)다.

스페인은 슈틸리케호가 지금까지 만났던 상대 중에서 가장 랭킹이 높다. 단순히 랭킹만 높은 것이 아니라 전력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체코도 유럽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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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평가전을 치르는 스페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진행된 팀훈련에서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팀이 최근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같은 기록을 언급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보일 정도의 전력 차가 존재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는 이기기 위해 준비를 할 것이고, 이기겠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다면 유럽에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버거운 상대지만 승리를 목표로 삼겠다는 이야기였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손흥민(토트넘)은 유럽도착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선수로서 지는 것이 싫다. 이기고 싶다"며 "스페인전 승리가 목표"라고 말했다.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스페인과 체코전에서 뛰겠다는 의지 때문에 기초군사훈련을 연기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둔 대표팀이 유럽의 강호를 상대로 상위랭킹 국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