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당굿
경기도도당굿의 보유자 오수복(巫女, 1924-2011 )의 생전 군웅굿 모습.

교육받은 세습무가 굿판 주도
다채로운 탈놀이·무용 곁들여
한강이북-무녀·이남-男무당
'경기 지역색' 잘 반영 큰 가치


최근 국가뿐만 아니라 지자체들도 자신들 고유의 문화원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문화원형은 문화콘텐츠로 가공할 수 있는 순수재료이자 문화자산 창출의 전제조건이며, 지역 정체성과 고유성을 상징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고유성, 즉 경기성(京畿性)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원형질로 국가무형문화재 제98호인 '경기도도당굿'을 꼽을 수 있다. 도당(都堂)이란 '으뜸(都) 신을 모신 집(堂)'이란 뜻이다.

기원후 3세기 전후, 우리 민족의 풍습을 기록한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는 "고구려·부여·동예에서는 밤새워 술을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면서 한 해의 풍년에 감사하며 신에게 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 민족이 풍요를 가져다 준 신에게 제사를 올리고,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축원하면서, 음주가무를 통하여 공동체의 결속을 다졌던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축원과 제사가 어울린 마을 축제, 즉 동제(洞祭)가 상고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우리 민족의 문화원형임도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도당굿은 줄여서 도당굿이라고도 한다. 굳이 경기도라는 지역명을 붙이지 않아도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마을굿이라는 의미로 통한다. 동해의 별신굿·전라의 당산굿과 비슷하게 마을 대동제의 성격을 띠지만, 남자 무당인 화랭이가 굿판을 이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의 동제와는 구별되는 강한 지역성을 지니고 있다.

도당굿의 절차는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당주굿-부정굿-도당모시기-돌돌이-장문잡기-시루말-꽃반세우기-제석굿-터벌림-손굿-군웅굿-중굿-도당모시기-뒷전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경기도도당굿은 마을굿이지만 궁중에서 국가적 행사로 펼쳤던 나라굿의 전통을 이어받아 타 지역 마을굿에 비해 전체적으로 격조가 높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세습무가 굿판을 주도해, 연주 수준이 뛰어나고 독창적인 재담과 사설이 더해져 흥미롭다. 타악과 삼현육각의 선율이 더해져 음악성 역시 풍부하다.

특히 경기도도당굿은 판소리와 연관성이 강하고, 육자배기가락의 시나위 음악이 펼쳐지며, 다채로운 탈놀이와 무용 등이 함께 연출된다.

이런 까닭에 "(경기도도당굿은) 한국민속예술의 보고이며 음악·무용·판소리·탈놀이·민속놀이 등과의 관계, 파생, 발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 때문에 학술적·문화적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라는 객관적 평가를 받고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의 경기도도당굿 항목)

경기도도당굿은 신내림 받은 무녀가 굿을 진행하는 한강 이북지역과, 세습적 남무인 화랭이가 특정 굿거리를 연행(演行, 연출을 함)하고 굿을 주도하는 한강 이남으로 지역권이 크게 나누어진다.

이는 삼국시대 경기지역 무덤의 형식이, 임진강유역의 돌을 쌓아 만든 적석총(積石塚) 분포권과, 무덤주체부가 토광묘이면서 주변에 방형 혹은 눈썹 모양의 도랑을 굴착한 토광묘(土壙墓) 분포권으로 크게 나뉘어지는 것과 일치한다.

이런 차이는 경기문화를 이해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될 수 있다. 경기북부와 경기남부는 다른 역사문화적 배경을 지녔을 가능성이 적지 않고, 이는 경기지역학을 위한 중요한 연구과제이다.

경기도도당굿은 경기도의 지역색을 잘 반영하고 있다. 또한 민족문화원형의 고갱이를 대부분 간직하고 있으며 문화콘텐츠도 풍부하다. 또한 경기도 문화권을 남북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그런데 이런 가치에 비해 경기도도당굿은 홀대받고 있는 듯하고, 상징적 존재였던 보유자 오수복(1924~2011)의 별세로 그 위세가 이전만 못하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무형문화재인 만큼, 경기도가 나서서 보존방안을 강구하고,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미신적인 무속이 아니라 우리의 값진 문화자산임을 홍보하는 노력과, 그들에게 공연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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