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 병원에 누워만 계시던/ 우리 외할머니/ 이제는 그만 아프고 싶다며/ 소나무가 되셨다."
제14회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에서 초등부 대상(인천시장상)을 받은 현시영(가좌초 4·사진)양은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주제로 한 '소나무'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현 양의 시는 돌아가신 후 한 그루의 소나무가 된 외할머니에게 말을 걸면서 삶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현 양은 "계양산 산림욕장에 가서 많은 나무를 본 순간 외할머니가 떠올랐다"며 "외할머니를 생각하며 쓴 글로 상을 받게 돼 정말 좋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현 양은 어린시절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한다. 4년 전에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현 양 가족들은 집 근처에 있는 소나무에 수목장으로 유골을 모셨다. 현 양이 이번 대회에서 소재로 사용한 글감으로 쓴 그 소나무다.
현 양은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할머니를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너무 슬퍼 며칠 동안 울었다"며 "할머니가 묻혀 있는 소나무를 찾아가 말을 걸면 할머니와 대화하고 있는 것 같아 지금도 보고 싶을 때마다 소나무에 간다"고 말했다.
현 양은 기계를 만드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현 양은 "할머니가 병원에 오래 입원해 계셨는데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어서 불편해 하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며 "병원에 있는 몸이 아픈 사람들도 자유롭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기계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