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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정권 당시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 집단수용소의 경비병으로 근무하면서 17만명의 학살을 방조한 나치 친위대원(SS) 라인홀트 한닝에게 범죄 발생 70여년만인 17일(현지시간) 징역 5년이 선고됐다. 한닝은 그동안의 공판 과정에서 당시 유대인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알았음에도 그것을 막으려 노력하지 않았다고 고백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금은 94세의 노인이 된 한닝(가운데)이 이날 독일 서부 데트몰트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법원에서 열린 사실상 마지막인 역사적 아우슈비츠 재판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데트몰트 AP= 연합뉴스

독일 나치 정권이 2차 세계대전 때 폴란드에서 가동한 아우슈비츠 강제 집단수용소의 학살을 방조한 혐의로 94세의 노인이 된 과거 나치 친위대원(SS)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독일 서부 데트몰트에 있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법원은 17일(현지시간) 아우슈비츠 경비병으로 근무하면서 이곳에서 일어난 17만 명의 체계적인 학살에 조력한 죄를 물어 피고인 라인홀트 한닝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법원 측은 한닝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2년 6개월 가까이 일하는 동안 집단학살을 방조했다고 판단했다. .

그러나 한닝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살해하거나 고문에 가담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고, 이번 판결 직후에도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1921년 태생의 피고인은 1934년 나치청소년 조직에 가담한 데 이어 1940년 SS 요원으로서 전쟁에 참여하고 1942년 1월부터 1944년 6월까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일했다.

지난 4개월 간의 이번 공판에서 아우슈비츠 생존자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증언하고, 가족들은 공동 원고인단으로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한닝은 수용소 경비병으로 지내면서 유대인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알았음에도 막으려 노력하지 않았다고 고백하며 부끄럽고 반성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번 공판은 무엇보다 아우슈비츠의 마지막 공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받았다.

한닝은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 과정이 남아있으므로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초고령이기 때문에 이후 최종 확정판결이 나더라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

한닝에 대한 이날 판결에 세계유대인회의는 "집단학살에 면죄부는 없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아우슈비츠 생존자들 역시 "70년이 지나 정의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