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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협동조합의 날(매년 7월 첫째 주 토요일)'을 기념해 경기도 협동조합협의회 등 도와 시군 9곳에서 1년 간 성과를 축하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3일까지 '협동조합 주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심포지엄·영화상영·장터·특강·토크쇼 등으로 구성됐다. /경기도 협동조합협의회 제공

합리적인 자동차 소비문화정착 '씽씽쿱'
결혼이주여성 산후조리서비스 '다누리맘'
사회적경제 기업 홍보 돕는 '플래닛 링크'

경기도·시군 9곳서 기념행사 동시에 진행
문화 공연·강연회·영화상영 등 각양각색
시민인식 향상·조합간 네트워크조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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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이란 특정 지역이나 공간에서 조합원들이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함께 꾸려 나가는 사업조직을 의미한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추진하는 '따복(따뜻하고 복된) 공동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남 지사는 최근 평소 협동조합을 축구팀에 빗대며 경기도 경제팀의 수비수로 지칭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따복공동체는 협동조합 등의 방법으로 공동보육, 카페와 헬스클럽 등을 주민 스스로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며 "스스로 발전하는 (복지)모델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는 '세계협동조합의 날(매년 7월 첫째 주 토요일)'을 기념해 지난달 24일부터 7월 3일까지를 협동조합 주간으로 지정, 수원·의정부 등 도와 시군 9곳에서 협동조합 주간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심포지엄·문화공연·장터·영화상영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공간으로 구성됐다.

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협동조합들이 지역사회에서 상생협력 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함께하면 시너지가 생기는 협동조합

지난 2일 오후 2시 수원 영동시장 3층 수원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큰 배움터에는 협동조합 관계자 100여 명이 모여 OX퀴즈를 풀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최소 발기인의 수는 5 명이다' 등의 문제를 풀고 상품도 받으며 무척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수원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이날 행사는 협동조합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성공사례와 발전방향을 공유함은 물론,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마련됐다.

행사 중간에는 각종 업무협약도 체결됐다. 참여기업끼리 연대해 사업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자는 목적이었다. 비록 지금은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함께할 때 생기는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었다.

행사에 참가한 협동조합들은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수원자동차소비자협동조합 '씽씽쿱'(이사장·주영훈)은 자동차와 관련된 활동을 할 때 전문지식이 부족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원시 내 차량정비소 5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정비, 판금, 덴트, 보험, 매매, 타이어교체 등 합리적인 자동차 소비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다누리맘(대표·한만형)은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며 겪는 어려움을 일부 해소해주기 위해 산모신생아건강관리, 방문산후조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아가 이들의 강점과 역량을 활용한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해 차별과 편견의 대상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사회적경제 기업의 활성화를 돕는 협동조합도 있다. 플래닛 링크(대표·사은우)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홍보·마케팅을 돕기 위해 홈페이지 제작, 영상촬영 및 편집, 온라인 쇼핑몰 할인쿠폰 정보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원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계자는 "협동조합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활동하는 분야가 아닌 사각지대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역주민의 사소한 불편까지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협동조합의 날 주간 기념행사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와 성남시 협동조합협의회는 지난 2일 성남시 (구)시청 시민병원 앞 숯골문화마당에서 2016년 협동조합 주간행사를 진행했다. /성남시 협동조합협의회 제공

#협동조합의 비전을 마련하다

협동조합 주간 기념행사는 지난달 24일 수원호스텔 사랑채에서 열린 '2016 경기도협동조합협의회 협동조합 주간 기념행사'부터 시작됐다.

도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는 시·도 광역 협동조합협의회 심포지엄이 진행됐으며, 함께일하는재단 소속 변철환 책임연구원의 '개별법·기본법 및 타법 관련 제도개선 과제', 강민수 쿱비즈협동조합 대표의 '협동조합연합체의 역할과 과제 정립', 김기태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 연구원의 '제2기 협동조합기본계획 수립에 대한 제언'과 토론 등이 이어졌다.

변철환 책임연구원은 발제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법제의 과잉은 사회적경제 주체로서의 협동조합의 정체성의 왜곡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현재의 법률체계로는 개별 협동조합법률에 의해 정체성의 혼란이 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저해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법·경제법·사회복지법·세법·노동법 등 각 분야에서 기존 패러다임과 사회적경제 패러다임의 조화를 위해 협동조합기본법을 모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기태 연구원은 "개별 사회문제가 아닌 전체적인 사회경제문제를 해결하는 협동조합이란 비전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일자리·복지 등으로 한정하지 말고 포괄적 사회문제해결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분야의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개별법을 연계하는 등 실질적인 연대조직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협동조합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관계자들이 한 데 모여 협동조합기본법 제2기 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고려돼야 할 내용을 공유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했다"며 "조합원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꾸어나가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지역사회의 '효자손'

"협동조합은 손이 닿지 않는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효자손'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시·군과의 협력을 통해 협동조합에 대한 시민인식을 높이고 협동조합 간 네트워크를 조성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 주간 기념행사를 도와 시군 9곳에서 동시에 진행했다. 협동조합 개별 활동에서 머물지 않고 협동조합 간의 협동도 가능하게 한 것이다.

도는 지역별 특성에 맞도록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만큼 기념행사도 지역적 특색을 가미할 수 있게 기획했다. 도민과의 소통을 위해서 지역민들이 많이 모으는 곳에서 행사를 열었다는 것도 특징이다.

고양시는 영화관이나 일산문화광장에서, 용인시는 보정동 카페거리에서, 남양주시는 한강삼패공원에서, 연천군은 전곡성당에서 각각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도 각양각색이다. 성남시는 문화공연과 스탬프 미션투어를, 의정부시는 제품 및 협동조합 홍보행사를, 의정부시는 강연회를, 안성시는 협동조합과 관련된 영화를 상영했다.

도는 세계 협동조합의 날을 맞아 기념행사 뿐만 아니라 도내 협동조합을 재정비해 양적·질적 성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협동조합의 활동을 점검하고 성과를 축하하며 발전방향을 고민하는 축제와 논의의 장을 만들기 위해 국제협동조합연맹(ICA)가 기념일을 지정한 취지에도 맞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도민이 살면서 불편하지만 너무 사소하거나 번거로워 해소하지 못하는 문제를 협동조합이 해결해내고 있다"며 "도내 시군 31곳 모두에서 협동조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념행사 및 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 ·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