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도 위기 저소득층 소액 상담
출자·후원금 보태 '믿음 대출'
800여건 지급 회수율 90% 기록
재기한 고객 '동병상련' 힘 보태

"2천만 원에 월 6부 이자라니요? 믿어지지 않습니다. 가족은 이자만 갚기에도 힘들고, 삶의 의욕조차 잃었습니다."
여주믿음은행을 설립한 탁옥남(62) 여주지역자활센터 센터장은 이들에게 1천만 원을 빌려 줘 새로운 삶을 만들어 줬다.
"또 부도 위기에 처한 다른 부부는 1천5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우리 은행도 너무 큰 돈이어서 부담이었죠. 그래서 1천만 원을 해드릴 테니 500만 원은 본인이 만들어 보라고 했더니, 그냥 한없이 우시면서 '고맙다'는 말만 남기고 그냥 떠났어요."
며칠 뒤, 탁 센터장은 연락이 없는 부부에게 전화를 걸어 1천500만 원을 빌려줬다. 믿음은행에서 200만원을 대출하고, 자신의 출자금 500만 원과 교회 후원금 800만 원을 보태 만들어 줬다.
탁 센터장은 자랑한다. 두 가정이 삶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여주 믿음은행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고, 빚을 갚았다고 말했다.
'여주믿음은행'은 (사)여주시기독교사회복지관이 저소득층의 자립 자활을 위해 만든 부설 여주지역자활센터에서부터 시작됐다.
2009년 저소득층의 자활 사업을 하던 중 금전적인 문제를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돕던 것이 계기가 되어 '여주믿음은행'이 설립됐다.
"처음 6명이 26만 원을 만들어 도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2억8천여만 원의 후원금과 출자금이 만들어졌어요. 믿음은행에서 발생한 대출 건수는 800여 건에 달합니다. 회수율이 90%에 달해 3억여 원의 돈이 회전되니까 총 거래금액은 10억 원이 넘어요."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보편적 복지와 도덕적 해이 등의 퍼주기식 복지는 안된다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 됐다. 하지만 90%의 회수율을 보이는 여주믿음은행은 달랐다.
여주믿음은행의 경우 200만 원에서 500만 원의 대출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들이 이제는 후원금 또는 출자금을 내어 자신의 처지와 같은 이들을 돕는다.
"사업이 10여 년이 돼 갑니다. 하지만 대출횟수가 늘어나지 않아요. 이유는 개인의 자존감입니다. 믿음은행에 오기까지 자살이라는 극단까지 생각합니다. 자신의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돈을 빌리죠. 하지만 돈을 갚아서 자존감이 생기고, 남을 돕는 삶을 영위하게 됩니다."
탁옥남 센터장이 믿음은행에서 추구하는 것은 간단했다.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욕심이든, 약자라 돈에 허덕이든 개개인의 행복한 삶이란 자존감을 회복해 가는 삶이라는 것이다.
탁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여주믿음은행이 더 커지길 원치 않습니다. 자립한 소액출자자들이 자신과 같은 어려운 이들을 도우면 됩니다. 그리고 각 지자체와 종교, 기관 단체 누구나 쉽게 믿음을 갖고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