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여부 불투명했던 대회
막판에 극적으로 기회 얻어
급격한 감량에도 실력 압도
함께 출전한 함상명 8강 고배
신, 연패땐 한국 첫 전원 탈락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은 한국 복싱 경량급의 간판 스타 신종훈(27·인천시청)이 첫 결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티켓 확보까지 단 1승만을 남겼다.
신종훈은 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베네수엘라 바르가스에서 열린 국제복싱협회(AIBA) 주관 2016 APB(AIBA 프로복싱)/WSB(월드시리즈복싱)대회 남자 49㎏급 1회전(8강)에서 나자르 쿠로친(우크라이나)에 3-0(30-27 30-27 30-27)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는 헤비급과 슈퍼헤비급을 제외하고 체급당 3장의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다. 신종훈은 8일 새벽 열리는 준결승에서 대회 2번 시드를 받은 벨라스케스 알타미라노 호세리토(멕시코)와 맞붙어서 승리할 경우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동시에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쥐게 된다. 만약 패한다면 3~4위전에서 승리해야 한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신종훈은 AIBA가 복싱의 인기 부활을 노리고 추진한 프로리그인 APB 계약을 어기고 전국체전에 출전했다는 이유로 2014년 말 1년6개월의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는 지난 4월로 만료됐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신종훈은 지난 3월 중국 첸안에서 열린 지역 예선과 지난 달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패자부활전에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특히, 신종훈은 올림픽으로 가는 마지막 티켓이 걸린 이번 대회 참가 자격이 안됐다. APB 경기 2회 이상 출전한 선수로 제한됐던 이번 대회에 경량급 출전 선수 부족 등의 이유로 신종훈의 참가가 막판에 허용되면서 극적으로 기회를 얻었다.
대회 계체량을 3일 앞둔 상황에서 출전 가능 통보를 받은 신종훈은 당시 한계 체중에 3.5㎏을 초과하는 상황이었다. 하루 만에 2.9㎏ 감량에 성공하는 등 끝내 49㎏급 계체량을 통과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거의 2년 만에 출전하는 국제대회이며, 급격한 감량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 우려가 있었지만, 대회 1회전에서 압도적 기량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우려를 씻어냈다.
리우 올림픽의 복싱 49㎏급 출전권은 22장이다. 현재 개최국 선수를 포함해 19장의 출전권 주인이 가려진 가운데, 신종훈이 다음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그야말로 극적으로 올림픽행 막차를 타게 된다.
한편, 함께 출전했던 국가대표 함상명(21·용인대)은 8강전에서 이브라힘 괵첵(터키)에게 0-3(28-29 27-30 28-29) 판정패를 당해 탈락했다. 지금까지 한국 복싱 국가대표 선수들은 단 1체급도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이제 한국 복싱의 올림픽 출전 여부는 신종훈의 한 경기에 달려있다. 만약 신종훈마저 출전권을 얻지 못한다면, 한국 복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진출이 좌절된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