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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캐머런의 후임 총리가 될 영국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2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테리사 메이(59) 영국 내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런던 국회의사당 밖에서 성명 발표 중 박수를 받고 있다. 이날 투표 결과 메이 장관은 199표,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차관은 84표로 각각 1,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 영국은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를 맞게 됐다. /AP=연합뉴스
영국이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를 맞게 됐다.

데이비드 캐머런의 후임 총리가 될 영국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과 앤드리아 레드섬(53) 에너지차관이 결선에 진출했다.

7일(현지시간) 보수당 하원의원 330명 가운데 329명이 후보 3명을 대상으로 벌인 2차 투표 결과, 메이 장관이 199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탈퇴파 레드섬 차관이 84표로 2위를 기록했다. 탈퇴파 마이클 고브(48) 법무장관은 46표를 얻는데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제 15만명 당원들이 오는 9월8일까지 메이와 레드섬을 놓고 우편투표를 벌일예정이다. 당선자는 이튿날인 9월 9일 발표된다.

5선 관록의 메이와 25년 경력의 금융인 출신 재선의원 레드섬 가운데 1명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혼란을 수습하고 EU 탈퇴 협상을 이끌게 됐다.

메이 장관은 이날 투표 결과 발표 뒤 "EU를 떠나면서 최선의 합의를 협상할 입증된 지도력이 필요하다"며 "투표 결과는 보수당이 협력할 수 있고 나의 리더십 아래 그럴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애초 EU 잔류를 지지했던 메이는 브렉시트를 기정사실화하고 탈퇴 협상에서 최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연내 탈퇴 협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반면 레드섬은 협상을 최대한 신속히 끝내 브렉시트를 앞당기겠다고 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보수당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메이와 레드섬 양자 대결에서 메이가 63% 대 31%로 앞섰다.

다만 보수당 지지층에서는 탈퇴에 투표한 이들이 더 많아 "진정한 브렉시티어"를 강조하는 레드섬이 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탈퇴 협상 쟁점들에 관한 두 후보의 견해가 구체화하는 한편 검증이 진행되면서 표심이 움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누가 됐든 EU를 사실상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협상테이블에서 최선의 포스트 브렉시트를 끌어내야 하는 역사적 임무를 안게 된다.

영국 남부의 이스본에서 태어난 메이 장관은 옥스퍼드대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민간기업에서 금융 컨설턴트로 12년간 일하는 동안 런던 한 기초의원을 지냈고, 1997년 런던 서부의 버크셔의 한 선거구에서 당선돼 하원에 입성했다.

초선인 메이는 1998년 예비내각에 기용된 이래 교육, 교통, 문화·미디어, 고용·연금담당과 원내총무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0년 보수당이 정권을 탈환한 직후 내무장관에 기용된 이래 최장 내무장관직 재임 기록을 쓰고 있다.

레드섬 차관은 그래머스쿨에 이어 워릭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이후 바클레이스 은행과 자산운용회사 등 금융업계에서 25년간 종사하다가 지난 2010년 하원의원이 됐다.

2013년 재무부의 경제담당차관을 지낸 뒤 2015년 에너지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남편과의 사이에 2남1녀를 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레드섬 차관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처 후계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