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단 이끌고 올림픽 참가, 귀중한 기회이자 영광 '책임감 막중'
금 10개 이상·Top 10 목표… 양궁·유도·펜싱등 선전 해준다면 가능
브라질 치안·지카 바이러스등 '불안' 정부와 긴밀 협조 안전대책 마련
개최 코앞인데 올림픽 열기 약해… 국민 관심·성원 가장 필요 응원을
"선수단의 든든한 보호자가 돼 그간 노력해 온 것들을 후회없이 보여줄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16일 앞으로 다가왔다. 브라질 현지의 불안한 치안 상황과 지카 바이러스 등 전염병의 위험 속에서도 선수단은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등 국위 선양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떨어뜨리며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은 리우올림픽에 28개 종목 중 23개 종목에 참가하며 선수 204명과 임원 112명 등 총 316명을 파견한다. 당초 복싱이 68년 만에 올림픽 출전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었지만 함상명(용인대)이 와일드카드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되는 희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이 출전하지 못하는 종목은 농구, 테니스, 럭비, 트라이애슬론 등 4개 종목이 됐다.
이번 브라질 리우올림픽 선수단장으로 임명된 정몽규(전 대한축구협회 회장) 단장은 19일 인터뷰에서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선수단을 이끌고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은 귀중한 기회이자 명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올림픽의 성공적인 참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국민들께 약속했다.
한국 선수단은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이상을 확보해 10위권 안에 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리우의 목표는 지난 2번의 올림픽보다 목표치가 다소 하향 조정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 13, 은 8, 동 7개를 따내 종합 순위 5위에 올랐고, 베이징 올림픽에선 금 13, 은 10, 동 8개로 종합 순위 7위를 기록했었다.
정 단장은 그 이유에 대해 "지난 런던 올림픽 대비 메달 목표치가 낮아진 것이 아니다"며 "런던에서는 펜싱, 체조 등 우리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번 올림픽은 12시간의 시차와 장시간의 비행 거리, 불안한 정국과 치안 상태, 지카 바이러스 우려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4회 대회 연속으로 금메달 10개, 종합 10위권 안에 든다면 대한민국 선수단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이라는 세계적 이벤트를 개최하기 위해 전 세계 각국으로부터 손님맞이를 준비하는 브라질은 아직까지도 치안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13일 리우올림픽 대비 관계부처 회의에서 지카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감염을 비롯해 리우 내 살인사건이 전년 동기간 대비 15.4% 증가했고, 노상강도는 23.7%, 차량 강도는 19.7% 증가한 점을 들어 역대 올림픽 개최지에 비해 치안상황이 열악하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브라질 당국이 군 병력을 추가 투입해 치안과 테러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정 단장은 "현재 선수단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의무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정부의 협조 아래 다양한 안전 대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며 "특히 선수단복에 방충 소재 옷감을 포함하고 방충제품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황열병 등 모기를 매개체로 하는 질병과 A형 간염, 장티푸스 등 수질 오염 관련 질병, 신종 플루 등에 대한 예방 접종을 실시한바 있으며 말라리아의 경우 필요시 약품 지급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단장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단 전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올림픽의 효자 종목인 양궁, 태권도, 유도, 사격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는 동시에 레슬링, 펜싱, 배드민턴, 골프 등에서 선전해준다면 리우에서도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여자 구기 종목 3총사인 하키, 핸드볼, 배구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다.
또 그동안 월드컵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던 근대5종, 요트 등에서도 메달을 기대해 볼만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선수들 모두 올림픽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해 왔기 때문에 컨디션만 잘 따라준다면 어떤 선수라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 52대 회장을 역임한 뒤 53대 회장에도 단독 출마한 정 단장은 한국 축구계를 이끄는 최고 수장이기도 하다. 또 축구는 국내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 종목 중 하나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도도 높다. 한국 축구는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역대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리우에서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지난 18일 현지 적응 훈련을 위해 브라질 상파울루로 향했다. 정 단장은 "축구의 경우 예선 리그에 세계 축구 최강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독일과 멕시코가 속해 있어 3개국 중 한 팀은 탈락하게 돼 있다.
그만큼 예선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렇지만 예선을 통과할 경우 선수단의 사기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선수들이 땀 흘려 준비해 온 만큼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에선 올림픽의 열기가 잘 느껴지지 않는 점도 아쉽다고 했다. 정 단장은 "이번 올림픽은 아무래도 브라질 현지의 불안한 정세와 치안, 질병 문제 등으로 인해 예년과 같은 붐 조성이 되고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국은 리우 올림픽에 전력을 다해 성공적으로 치른후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된다. 정 단장은 "아무래도 여러 악조건 속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인 만큼 위기관리 측면에서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선수단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정 단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리우올림픽 선수단 최종 엔트리가 확정됨에 따라 18일부터 직접 선수단을 이끌게 됐다. 그는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올림픽이 얼마나 큰 기회이자 영광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단장으로서 느끼는 책임감도 막중하다.
선수들이 그간 노력해 온 결과를 후회 없이 보여줄 수 있도록 선수들의 든든한 보호자가 돼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단장은 선수단에게 "여러분의 보호자로서 대한체육회, 대회 조직위원회 및 현지 공관, 정부 등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안전하게 대회에 참가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 하겠다"며 "선수들이 그동안 흘려 온 땀과 눈물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사실 우리 대표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다"며 "대회 개막 이전부터 폐막까지, 대한민국 선수단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으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 저 역시 선수단장으로서 우리 선수단이 국민 여러분의 관심에 부응하여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몽규 올림픽선수단장은?
-1980년 용산고 졸업
-1985년 고려대 경영학 석사
-1988년 옥스퍼드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1994∼1996년 12월 프로축구 울산 현대 축구단 구단주
-1996년 현대자동차 회장
-1997∼1999년 3월 전북 현대 축구단 구단주
-1999년 3월∼ 현대산업개발 회장
-2000년 1월∼ 부산아이파크 프로축구단 구단주
-2013년 1월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2014년 3월∼ 동아시아축구연맹 부회장
-2015년 5월∼ 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회 위원
글/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