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친 욕심과 경쟁사회 병 들어가
행복지수 낮고 상대적 박탈감 고통
절제미덕 첫손… 지도층 모범 강조
"현대사회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가치는 투명성과 공정성입니다."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는 21일 경인일보와 인천경영포럼이 공동 개최한 제347회 조찬 강연회(주제:아프게 하는 사회와 그 적(適)들)에서 "도덕적 행동이 보상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원로에게 듣는 인문학 강의'의 일환으로 초청된 손 교수는 "탈세를 하는 사람이 더욱 잘 사는 사회가 된다면 정직하게 세금을 다 내는 사람들은 큰 박탈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사회 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라는 영국의 정치철학자 토머스 홉스의 말을 인용하며 "과거 인간의 고통이 대개 맹수와 재해 등 자연에 의해 이뤄졌다면, 이제는 사람이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사회가 됐다"고 운을 뗐다.
하루가 멀다 하게 끊임없이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가 거의 사람에 의한 것이고, 심지어 '암'과 같은 질병도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주요하게 작용한다는 얘기였다.
손 교수는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지나친 욕심과 경쟁이 이 사회를 병들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손 교수는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100점 만점에 47점에 불과하고, 특히 청소년들은 OECD 국가 중 행복지수가 최하위라는 내용의 조사 결과들이 발표된 적이 있다"며 "우리 사회가 경쟁이 너무 지나치기 때문인데, 유교적 사고가 강해 삶의 목적이 입신양명(立身揚名)에 맞춰져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며 "지나친 경쟁은 결국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이 아픈 사회를 치유할 것인가. 손 교수는 고대 그리스의 4대 미덕인 '지혜', '용기', '정의', '절제' 중에서 현대사회에 가장 요구되는 덕목으로 '절제'를 꼽았다. 그는 "특히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욕심을 부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거듭 강조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