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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이에른 주 뮌헨의 도심 북서부 올림피아쇼핑센터에서 22일(현지시간) 오후 총기난사 테러가 발생해 최소 9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부상했다. 18세의 이란계 독일인으로 알려진 용의자는 현장에서 자살했다. 사진은 이날 사건 현장 주변에서 경찰관들이 쇼핑센터를 향해 총기를 겨누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독일 바이에른 주 뮌헨의 도심 쇼핑몰에서 22일(현지시간) 총기 난사로 18세 미만 미성년자 5명 등 9명이 사망하고 어린이를 포함, 20여 명이 부상했다.

18세의 이란계 독일인으로 알려진 용의자는 도주 중 자살했다.

주정부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총격은 오후 5시 50분께 뮌헨 도심 북서부 올림피아쇼핑센터 인근에서 발생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사건 현장 영상에는 짙은 청색 계통의 바지와 검은색 티를 입은 남성 1명이 쇼핑몰 건너편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잡혔다.

이날 공격으로 9명이 목숨을 잃었고, 27명이 부상해 일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있고 일부 위중한 이들도 있어 사망자가 늘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희생자 연령대는 13살 3명, 15살 2명, 17살 1명, 19살 1명 등 10대만 7명이었다.

또한, 국적별로는 터키 3명, 코소보 3명, 그리스 1명 등이 숨졌다.

경찰은 처음 총격이 발생한 지 2시간 30분쯤 후에 쇼핑몰에서 1㎞ 거리 도로에서 용의자의 시신 1구도 발견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뮌헨에 사는 이란과 독일 시민권을 모두 가진 18세 이란계 독일인이라고 밝혔다.

용의자는 현지인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에서도 "나는 독일인"이라고 밝히면서 "'하르츠 4 구역'(독일 실업급여시스템, 실업가정 의미)에서 태어나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쏴 목숨을 끊었다.

애초 경찰은 자살한 이 용의자 외에 적어도 2명 이상의 용의자가 여전히 도주 중인 것으로 보고, 도심 교통을 통제한 채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추격 작전을 펼쳤으나 이후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현지 검찰과 경찰은 이튿날인 23일 낮 기자회견을 열어 용의자가 우울증에 걸려 치료를 받았으며, '이슬람국가'(IS)나 난민 문제와 연계된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신상 정보를 통해 '알리 다비트 존볼리'로 성명이 알려진 용의자는 5년 전 노르웨이 신나치주의자 브레이비크의 총기학살 등 과거 대량살해 사건에 집착했고, 불법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 9㎜ 글록 17 권총과 실탄 300발을 챙겨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0년대 독일로 이민 온 부모 아래 성장한 그는 실업가정에서 지내며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했으며, 이번 범행을 꾸미면서는 페이스북으로 '이벤트'를 가장해 맥노날드로 사람들을 유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용의자는 오히려 2010년과 2012년에 각기 절도와 물리적 공격을 당한 적이 있었다.

검찰은 우울증 등 정신병력이 있는 이가 정치적 동기 없이 광란적 행위를 한 것으로 보면서 그런 사건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 등 연방정부 측에서도 이후 국제테러리즘이나 난민 문제에 연계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나왔고, 특히 데메지에르 장관은 브레이비크 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덧붙였다.

앞서 용의자 추격 과정에서 경찰은 중앙역을 소개하고 시민들에 외출 자제령을 내린 채 헬기 등을 동원, 수색전을 벌여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경찰 당국은 사건 발생 초기 "긴박한 테러상황"으로 사태를 규정하고 연방경찰 소속 대테러 특수경관 30명까지 동원한 채 삼엄한 작전을 폈다.

이날 사건은 지난 18일 IS에 경도된 17세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바이에른 주 통근열차 도끼만행 사건이 일어난 지 나흘 만에 터진 것이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자 독일 총리실은 알트마이어 총리실장 주재로 한밤 긴급회의를 연 데 이어 국가안보회의도 개최했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회의 후 안전 확보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치안 주무인 데메지에르 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보고를 받고 급히 귀국하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이번 총격을 규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희생자와 유가족에 깊은 위로를 표시하며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인 독일이 수사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독일 정부에 연대 의지를 표시하고 공격 행위에 맞선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도 애도를 표하며 "(이번 사건이 테러라면) 우리가 전 세계적인 문제와 병폐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도 "테러가 시민의 삶의 방식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 땅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못하도록 모든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를린·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