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사
/인천시립교향악단 제공

인천시립교향악단(이하·인천시향)이 콘서트 오페라 '마술피리'로 방학·휴가·가족 등을 키워드로 내세운 '핫섬머시즌'(7~8월)의 문을 열었다.

지난 22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인천시향의 콘서트 오페라 '마술피리'는 이번 여름을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계절로 꾸미겠다는 의도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연주회였다.

모차르트가 남긴 마지막 오페라인 마술피리는 이야기는 길고 복잡하지만 요약하면 이렇다. 밤의 여왕의 부탁으로 마술피리를 받아 든 왕자(타미노)가 새잡이(파파게노)와 함께 악당(자라스트로)에게 사로잡힌 밤의 여왕의 딸인 공주(파미나)를 구하러 간다.

알고 보니 악당은 파미나의 아버지로 진짜 악당은 밤의 여왕이었다. 왕자는 결국 밤의 여왕의 세계를 무너트린다.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다른 오페라와 비교해 남녀노소 누구나 재밌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그래선지 이날 어린이 관객들이 많았다.

시향의 이번 공연은 연출과 무대미술, 의상, 조명 등이 생략된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꾸며졌다. 6명의 주연 성악가와 12명의 조연이 다역으로 출연했다.

정치용 예술감독의 지휘에 팀파니·첼레스타가 각 1대, 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바순·호른·트럼펫이 2대, 트롬본이 3대, 콘트라베이스 4대, 비올라·첼로 6대, 바이올린 18대 등 51명의 연주자가 함께했다.

이번 연주회는 정식 오페라가 아닌 약식으로 열렸기 때문에 반쪽짜리 오페라로 끝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관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출연진들이 노래만 부르는 데 그치지 않고 율동과 연기를 곁들이고, 한국어로 대사를 하는 등 오페라의 극적 재미를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 주효했다.

초교 1, 3학년 자녀와 함께 공연을 봤다는 한 관객은 "시향 공연이 처음이지만 클래식 음악과 오페라의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며 "앞으로 온 가족이 시향 팬이 될 것 같다"고 했다.

2시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성악가를 서포트하는 인천시향을 보는 것도 색다른 광경이었다.

정치용 예술감독은 "성악가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자리에서 긴 시간 집중력을 가지고 연주하는 일이 단원들에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향이 저력 있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하는데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