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퀴즈로 친근한 수업
'지뢰=제거 대상' 인지시켜
달라질 학생들의 미래 기대
"절대로 만지지 마세요. 지뢰나 폭탄을 잘못 만졌을 때 터질 수 있는 만큼 발견한 즉시, 표시를 하고 전문가들에게 신고해 주세요."
지난 6월 30일 캄보디아 국경지대인 안롱 티발초등학교에서 어린학생 50여명을 대상으로 한 '지뢰안전교육' 강사로 나선 캄보디아자조지뢰제거단체(CSHD) 폭발물처리 및 지뢰안전교육 담당자인 소핀 소파리(Sophin Sophary) 요원은 "지뢰는 사냥 중인 살인자와 같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국경 오지 마을에 있는 이 학교에서 그녀는 퀴즈를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 지뢰의 위험성을 인지시킨 뒤 "가족과 우리를 해치는 지뢰는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대상"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강의 후 소파리 요원은 인터뷰에서 "지뢰 제거만으로 캄보디아 내 지뢰 및 잔류 폭발물로 인한 사상자 수를 줄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마을주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지뢰안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그녀는 "의심 가는 지뢰매설지역이나 지뢰를 발견할 경우 즉시, 신고 전화를 하도록 유도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뢰제거 활동예산에 한계가 있다'는 그녀는 "CSHD내 1개의 지뢰제거팀은 북쪽 에크핌 지역에서, 폭발물처리팀은 중부의 컴풍턴에서 각각 활동하고 있지만 마을사람들로부터 쇄도하고 있는 지뢰제거 요청에는 인력이 턱없이 모자라 지뢰제거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현재 지뢰제거 활동에 대한 한계를 하소연했다.
대학 재학시절 CSHD의 지뢰박물관에 근무하게 된 인연으로 캄보디아 전쟁의 역사와 지뢰 문제에 대해 인식, 지뢰제거 활동에 뛰어들게 된 소파리 요원은 처음에는 '지뢰·폭발물 제거와 운반 등의 작업이 너무 어려운 일'이란 가족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그럼에도 소파리 요원은 지뢰제거 현장에서 "'이제 농사를 지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게 됐고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생겼다'고 환하게 웃는 주민들을 자주 볼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지뢰제거 활동의 의미를 소개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지뢰가 제거된 안전지역에 세워진 한 학교에서 예전에는 할 수 없었던 공부를 하는 300여명의 아이들이 있고 그들의 미래가 어떻게 달라질지를 생각하면 너무 기대가 되지 않겠느냐"며 지뢰제거 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당부했다.
/전상천·김영래기자 juns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