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하천, 수질개선으로 환골탈태
캠핑장·물놀이시설 '발상 전환' 대박
자전거도로·에코타워 등 주변도 인기
인성 에듀타운 道교부금 49억 확보도
나열된 오산시 히트상품들의 공통점은 모두 기피시설과 연관돼 있다. 과거 그리고 지금까지 쓰레기 적치 및 하수처리 등의 시설로 활용됐던 장소와 주변 지역을 사람들이 찾는 친수공간으로 재창조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점이다.
또 오산천을 살리는 주역이기도 하다. 발상의 전환이 행정 혁신이 된 오산천과 맑음터공원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해 본다. ┃편집자주
■ 생태하천으로 환골탈태를 꿈꾸며
= 오산천은 용인 기흥구 석성산에서 발원해 오산을 관통해 평택 진위천으로 흐르는 하천이다. 이 하천은 최근까지만 해도 오산의 골칫거리였다. 물 이용만을 노린 제지회사 등 다양한 공장시설들이 하천 주변에 들어서면서 하천의 본 기능을 상실했다.
게다가 하수 처리장은 물론 음식물자원화시설까지 오산천 주변에 배치하는 과거의 행정 오판까지 겹치면서 하천으로서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게다가 고질적인 악취 문제도 오산천과 시민의 사이를 더욱 멀어지게 하는 이유가 됐다. 여름이면 멱을 감던 과거의 오산천은 사라지고 죽음의 하천으로 변질된 것이다.
오산시와 시민들은 이를 더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오산천을 살리기 위한 민관합동기구 운영이 곽상욱 시장 취임 이후 본격화됐고, 오산천을 체계적으로 가꾸는 활동이 시작됐다. 하천의 상류격인 기흥저수지 수질개선과 관련해서는 지자체는 물론 정부와 국회차원에서까지 해결방안이 모색되며,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오산천의 목표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수질개선과 함께 친수공간으로서의 기능변화가 오산천 환골탈태의 핵심키워드다.
■ 캠핑장과 워터파크, 상식파괴가 성공을 이끌다
= 현재 오산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간은 '맑음터공원 캠핑장'이다. 오산천과 접한 누읍동 517 일원 맑음터공원 내에 조성된 캠핑장은 캠핑 사이트 53곳, 카라반 4동을 확보하고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가족단위 캠핑족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현재는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가 캠핑장을 추진할 당시에는 우려도 많았다. 하수처리장 주변에 만든 캠핑장을 누가 찾겠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캠핑장 설치는 오히려 기피시설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게 했고, 오산천변 자전거도로 및 에코타워 등 주변 명소와 즐길거리가 홍보되면서, 어느새 인기 관광지로 변모했다.
최근에는 이곳에 물놀이 시설까지 들어서면서 그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 맑음터 워터파크로 불리는 물놀이 시설에는 어린이 물놀이장, 물고기잡이 체험장, 바닥분수, 그늘막 등 대형 워터파크 못지 않은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시 관계자는 "버려진 장소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된 비결은, 발상의 전환"이라며 "이제는 이 지역을 기피시설로 분류하고 바라보는 사람은 드물어졌다"고 전했다.
■ 화룡점정 찍을, '오독오독'
= 오산시는 하수처리장 악취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오는 2018년까지 제1하수처리장의 복개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복개공사를 마친 하수처리장 상부에는 어떤 시설이 들어서게 될까. 답은 인성 에듀타운 '오독오독'이다. 시는 최근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을 통해 오독오독 사업 추진을 위한 특별조정교부금 49억원을 확보했다.
오독오독은 반려동물을 테마로 생태·생명존중·관광이 융합된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주민기피시설인 하수처리장 복개 사업 후 발생하는 상부 공간을 활용한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기획 초기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반려동물을 테마로 한 인성에듀타운 조성은 공무원 학습동아리인 '오비이락'의 정책아이디어지만, 장소에 대한 팁(tip)은 곽상욱 시장이 했다.
이곳에는 빠르면 2018년부터 반려동물문화센터(키즈카페·문화센터·반려동물상품숍 등), 에듀파크(반려동물원·체험교실 등), 힐링파크(수영장·놀이터·애견호텔 등), 테마파크(동물병원·미용실·식당가 등) 등이 들어선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