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안바울은 8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치러진 유도 남자부 66㎏급에서 세계랭킹 26위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게 업어떨어뜨리기 한판패를 당해 은메달에 그쳤다.
금빛 사냥에 실패했지만, 안바울은 '한판승 사나이' 최민호(대표팀 코치)의 뒤를 이어 남자 유도 경량급을 이끌어나갈 재목감으로 급부상했다.
한국 유도 경량급(60㎏·66㎏급)은 그동안 올림픽 무대에서 지존 역할을 자임해왔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60㎏급 김재엽과 66㎏급 이경근이 나란히 우승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최민호가 60㎏급에서 1위에 오르는 등 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더불어 은메달 4개(60㎏급 3개·66㎏급 1개), 동메달 2개(60㎏급 1개·66㎏급 1개)도 따낸 것이 바로 경량급이었다.
비록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8년 동안 한국 유도가 경량급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만, 안바울의 나이가 아직 어린 22세라는 점에서 미래는 희망적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유도복을 입은 안바울은 중고시절 전국대회를 휩쓸며 60㎏급 강자로 이름을 알렸다. 안바울은 용인대 진학 이후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2013년 말 체급을 66㎏급으로 한 단계 올리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66㎏급 세계랭킹이 없었던 안바울은 2014년 제주 그랑프리 국제대회에 시드를 받지 못해 1회전부터 치르는 고난을 겪었지만, 은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고, 2015년 자신의 전성시대를 만들었다.
그는 국가대표 1, 2차 선발전과 최종 선발전까지 모두 휩쓸며 2015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냈고, 마침내 우승하며 '금빛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안바울은 결승 패배 후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 동안 머리를 움켜쥐었지만 이내 시상식에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다 실력이다. 팔꿈치를 다쳐서, 이겨냈어야 했는데 변명 밖에 안된다"면서 "4년 뒤 도쿄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 내가 운동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